투석 의료기관 '코로나19 집단감염' 경고음···연쇄 발생
의학계 '격리투석 실효성 재고 필요, 이동 과정서 감염전파 위험 여전'
2021.01.09 06:23 댓글쓰기

[데일리메디 박정연 기자] 투석 치료를 하는 의료기관에서 확진자가 발생하며 소규모 집단감염에 대한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
 

정부와 학계는 지난해 사태 초기부터 신장 투석 의료기관을 위한 별도지침을 마련해 운영해왔다. 하지만 최근 투석기관 감염 사례가 연이어 발생하면서 추가적인 대책 마련이 촉구되는 상황이다.


이에 학계는 확진자와 밀접 접촉한 다른 투석환자들의 완전한 코호트 격리치료가 쉽지 않다고 지적했다. 자가격리된 밀접접촉 환자들이 내원치료를 받는 과정에서 감염 전파 위험을 배제할 수 없다는 주장이다.


이 밖에 격리투석이 철저했음에도 확진자가 발생한 사례가 확인된다면 전파력이 강한 변종 바이러스 가능성을 의심해봐야 한다고도 경고했다.


지난 6일 울산시에서는 혈액투석을 받던 환자가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검사결과 접촉자 98명은 7일 전원 음성으로 나왔고, 현재 관계자 9명 및 환자 22명이 밀접 접촉자로 분리돼 자가격리 중이다.
 

이달 초에는 인천 소재 요양병원에서 투석환자가 확진됐다. 해당 환자로부터 감염된 확진자 중 투석 치료 중인 12명을 제외하고 40명은 전담병원과 생활치료센터로 이송됐다.


투석치료는 일반적으로 1개 대형 병실에서 30~40명의 환자가 동시에 수용돼 이뤄진다. 투석치료가 이뤄지는 동안 간호사 등 의료진이 반드시 상주해 있어야 해 독방 등 분리치료는 사실상 불가능하다.


집단치료가 불가피하기 때문에 투석치료를 받던 환자가 확진판정을 받으면 집단감염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투석기관에서 확진자 발생시 방역당국이 긴장하는 것도 이 같은 이유에서다.
 

더 큰 문제는 밀접접촉자로 분류된 투석치료 환자들에 대한 조치다.


양성 판정을 받은 환자들은 전담병원 등 격리시설로 이송될 수 있다. 반면 밀접접촉자로 분류된 환자들은 자택에서 자가격리에 들어간다.
 

하지만 투석환자들은 치료를 중단할 수는 없기 때문에 자가격리 기간 중에도 지속적으로 의료기관에 방문해야 한다.


자가격리 중인 환자들의 경우 ‘코호트 격리 투석치료’를 받게 된다. 이동부터 치료까지 전 과정을 비접촉차와 분리하는 조치다. 코호트 격리투석이 제대로 이뤄진 경우 감염전파 가능성은 미미하지만, 이동 과정에서 보호자나 간병인 등 비접촉자와 완전히 접촉을 차단할 수는 없는 점도 있다.
 

A전문의는 이어 “이 같은 상황을 감안해 밀접 접촉자인 투석환자들에게 ‘격리치료’를 받도록 하고 있지만, 내원 과정에서 접촉자가 생기는 것은 피할 수 없고, 의료기관 입장에서 격리 투석은 부담이란 지적도 나온다”고 덧붙였다.
 

코호트 격리 투석을 하는 의료기관은 기존 진료시간이 아닌 야간진료 등을 통해 투석치료를 진행한다.
 

지난해 7월 투석환자가 확진판정을 받은 광명 S내과의원의 경우 새벽 2시까지 밀접접촉 환자들에 대한 투석치료를 따로 실시했다.

기존 진료시간 외 시간에 투석치료를 하는 의료기관에 대한 별도 수가는 이달 초에 비로소 책정된 바 있다.
 

A전문의는 “어려운 상황에서도 대부분의 투석기관이 코호트 격리 치료 지침을 잘 따르고 있지만, 이동과정 등 위험요소가 없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또한 이 같은 조치가 잘 이뤄졌음에도 감염전파 사례가 확인된다면 전파력이 강한 변종 바이러스 가능성도 따져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투석기관 확진자 문제가 불거지면서 현재 정부당국과 대한투석협회, 대한신장학회 등 유관학회는 대응책을 마련하기 위해 머리를 맞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유관학회 관계자는 “밀접접촉자로 분리된 투석환자들의 내원 어려움 등에 대해 보건복지부와 해결책을 마련 중이다”며 "문제 상황을 신속히 해결하기 위해 학계에서도 현재 많은 노력을 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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