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혈압, 코로나19 감염 영향 미칠까···전문가 찬반 갈려
“확진 여부 중증도·합병증 등 발생 중요” vs “사망 포함 유의미한 연관성 없어”
2021.05.22 05:49 댓글쓰기
[데일리메디 임수민 기자] 고혈압이 코로나19 감염에 영향을 미치는지 여부를 두고 전문가들 사이에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코로나19에 고혈압 증상이 독립적으로 영향을 주지 못한다는 주장과 함께 고혈압과 코로나19는 감염 여부와 중증도, 합병증 유발 등에 있어 서로 어느 정도 영향이 있다는 주장이다.
 
이찬주 연세의대 순환기내과 교수는 21일 대한고혈압학회가 개최한 제54회 고혈압학회 학술대회에서 ‘코로나19가 고혈압 합병증에 미치는 영향’을 주제로 발표하며 “고혈압 여부가 코로나19 감염에 있어 상당히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밝혔다.
 
이찬주 교수는 “2020년 란셋에 발표된 논문을 보면 우한의 코로나19 입원환자를 대상으로 동반질환을 조사한 결과 30% 이상이 고혈압을 앓아 다른 여러 가지 질환과 비교했을 때 가장 많았다”며 “고혈압은 코로나19에 있어 상당히 유병률이 높은 동반만성질환”이라고 말했다.
 
이 교수는 "고혈압이 코로나19 감염여부 뿐 아니라 ‘중증도’에도 영향을 미친다"고 주장했다.
 
그는 “우한에서 코로나19 환자 약 9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연구 결과 고혈압이 있는 환자군에서 급성심근손상(acute cardiac injury)이나 급성신부전(acute kidney injury)이 나타나는 경우가 더 많았다”며 “결과적으로 고혈압이 있는 환자는 중증도가 더 심각하게 나타났으며 퇴원률은 낮고 사망률은 높았다”고 덧붙였다.
 
또한 이 교수는 "고혈압환자가 코로나19에 감염되면 심혈관 질환 합병증이 나타날 수 있다"고도 경고했다.
 
그는 “코로나19가 자체적으로 혈관내피세포 손상을 유발하는데 고혈압 환자들은 이미 혈과 낸피 세포 기능이 저하돼있기 때문에 혈전증에 대한 위험도가 크고 여러 가지 복합적인 합병증 일으킬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또한 코로나19는 혈압 변동성을 증가시키기 때문에, 이는 동맥경화성 질환의 위험요인이 되고 이런 여러 기전은 결국 고혈압 환자들에서 심근경색, 심부전, 심실 빈맥 등의 심각한 합병증을 발생시킬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 교수는 끝으로 “코로나19 감염에 고혈압이 어떠한 영향을 준다는 명확한 근거는 없지만 고혈압이 코로나바이러스 결과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처럼 보이고 고혈압을 앓는 사람들이 코로나19 감염 후 예후가 확실히 더 안 좋게 진행된다는 것을 알 수 있다”고 강조했다.
 
공민규 교수 "고혈압, 코로나19 감염 위험 높인다는 근거 없어"
 
반면 공민규 순천향의대 심장내과 교수는 "학계에 보고된 연구결과 등에 따르면 고혈압이 코로나19 감염에 큰 영향을 주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최근 영국에서 발표된 논문에 따르면 혈압이 잘 조절되는 그룹과 아닌 그룹을 나눠 연구를 진행한 결과, 두 그룹 사이에 코로나19 감염 차이가 크지 않았다는 것이다.
 
공 교수는 “혈압 컨트롤이 안 된다고 코로나19 감염자가 늘어나지 않았다. 결론적으로 고혈압이 코로나19 확진이나 사망률에 유의미한 연관성을 보여주지 못했다. 즉, 코로나19에 고혈압 증상이 독립적으로 영향을 주지 못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공 교수는 항고혈압제가 코로나19 감염 위험을 증가시키지 않는다면서 고혈압 환자는 기존 치료를 유지할 것을 권고했다.
 
그는 “안지오텐신전환효소억제제(ACEI)나 안지오텐신수용체차단제(ARB)를 복용해도 코로나19 감염 위험이 증가하지 않는다”며 "고혈압 환자가 코로나19에 감염돼도 처방약을 바꿀 필요가 없다. 자가격리 환자 역시 치료를 이어가면 된다"고 말했다.
 
이어 “고혈압이 코로나19 감염 위험을 더 높인다는 근거는 아직 없다”며 “다만 고혈압이 코로나19의 예후에 중요한 역할을 하기에 평소 관리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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