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형간염 치료 급여 기준 '간(肝)→바이러스 수치'
서울아산병원 임영석 교수팀, 환자 9709명 분석…세계 최초 '간암 발생' 좌우 규명
2023.11.08 05:22 댓글쓰기




서울아산병원 소화기내과 임영석과 최원묵 교수팀이 B형간염 바이러스 수치가 1mL당 100만 단위(그래프 가로축 6-7지점)일 때 간암 발생 위험도가 가장 높다는 사실을 밝혔다. 사진 서울아산병원

만성 B형간염 치료의 건강보험 급여가 간(肝) 수치를 기준으로 적용되는 가운데, 간 수치가 아닌 바이러스 수치를 근거로 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서울아산병원 소화기내과 임영석·최원묵 교수팀이 만성 B형간염 성인 환자 9709명을 대상으로 간암 발생 위험을 수년간 추적 관찰한 결과, B형간염 바이러스 수치가 혈액 1mL당 100만 단위(6 log10 IU/mL) 정도였던 환자들에서 간암 발생 위험이 가장 높으며, 이는 간염 치료 중에도 유지된다는 사실을 세계 최초로 밝혔다고 7일 발표했다. 


만성 B형간염은 간암 발생 원인의 70%를 차지한다. 현재 B형간염 약제는 간암 위험을 절반으로 낮춰주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B형간염 치료의 건강보험 급여 기준에 따르면 혈중 바이러스 수치가 높아도 간 수치가 정상이면 치료를 시작할 수 없다.


현재 건강보험 급여 기준은 바이러스 수치가 최소 2000단위 이상이면서 간수치(AST 또는 ALT)가 정상 상한치 2배(80 IU/L) 이상이어야 한다. 이 때문에 국내 환자 중 약 18%만 치료받고 있다.


연구팀은 서울아산병원, 경희대병원, 삼성서울병원, 서울대병원, 분당서울대병원 등 5개 대학병원에서 B형간염 치료를 시작한 성인 환자 4693명을 평균 7.6년간 추적관찰했다. 그 가운데 193명에서 간암이 발생했다. 


반면 간염 치료를 받지 않은 5016명 중에서는 322명에게서 간암이 발생했다. 이를 볼 때 간염 치료는 간암 발생 위험을 전체적으로 약 50% 감소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간암 발생 위험은 치료군과 비치료군 모두에서 바이러스 수치가 혈액 1mL 당 100만 단위인 경우 가장 높았다. 반면 바이러스 수치가 1백만 단위에서 멀어질수록, 즉 1만 단위 미만으로 매우 적거나 1억 단위 이상(≥8 log10 IU/mL)으로 매우 많은 환자는 간암 발생 위험이 가장 낮았다.


또 바이러스 수치가 1억 단위 이상에서 치료를 개시한 환자들에 비해 100만 단위서 치료를 받지 않은 환자들의 간암 발생 위험은 최대 6.1배 높았다. 즉 간 수치가 정상이라도 바이러스 수치를 기준으로 간염 치료를 조기에 시행하면 간암 발생자가 최대 6분의 1로 감소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


"기존에는 바이러스 수치가 간암 발생 위험과 연관 없는 것으로 보고"


그동안 학계에서는 바이러스 수치에 비례해 간암 발생 위험이 선형적으로 증가하고, 간염 치료를 시작한 후에는 바이러스 수치가 간암 발생 위험과 연관이 없다고 알려졌다.


이에 연구팀은 "간암을 적절히 예방하기 위해서는 바이러스 수치가 매우 높을 때나 상당히 낮을 때 간염 치료를 개시하는 것이 최선"이라고 주장했다. 간암 위험도를 낮게 유지하려면 복잡한 B형간염 치료 개시 기준을 혈중 바이러스 수치만을 기준으로 단순화하고 일찍 치료를 시작해야 한다는 것이다.



서울아산병원 소화기내과 임영석(왼쪽)과 최원묵 교수팀이 B형간염 바이러스 수치가 1mL당 100만 단위일 때 간암 발생 위험도가 가장 높다는 사실을 밝혔다. 사진 서울아산병원


임영석 교수는 “혈중 B형간염 바이러스 수치가 2000 IU/mL 이상인 성인 환자는 간 수치와 상관없이 간염 치료를 바로 시작할 수 있도록 건강보험 급여 기준을 개정해야 한다. 그러면 1년에 약 3000명, 향후 15년간 약 4만여 명의 간암 발생을 예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B형간염 치료시기를 간염 바이러스 수치를 기준으로 단순화하고 앞당길 경우, 간암 발생을 예방함으로써 사회적인 비용 부담은 오히려 감소한다는 점도 이미 입증됐다”고 밝혔다.


한편, 이번 연구결과는 글로벌 소화기분야 최고 권위지인 ‘거트’ 온라인판에 최근 게재됐다.



댓글 0
답변 글쓰기
0 / 2000
메디라이프 + More
e-談