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장수 위해 마이너스 아닌 플러스 의료 필요"
김철중 한국헬시에이징학회 회장 "평균수명과 건강수명 불일치, 장수 전문가 양성 필요"
2023.11.20 06:17 댓글쓰기

언제까지 사느냐가 아니라, 어떻게 사느냐가 중요해진 장수(長壽) 시대. 이제는 과학적 근거를 중심으로 지식을 습득하며 예방에 힘쓰고 장수 전문인력 양성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제기된다. 


국민의 ‘저비용 고효율’ 건강관리를 도모하고자 2018년 출범한 비영리공익법인 한국헬시에이징학회(회장 김철중)가 19일 오후 가톨릭대학교에서 ‘2023년 제 6차 추계학술세미나’를 개최했다. 


김철중 헬시에이징학회 회장(조선일보 의학전문기자)은 “우리 모두 처음 오래 늙어본다. 80세 정도로 생각했던 인생계획은 이제 버려야 하며, 초고령사회 건강장수를 위해 건강하게 나이 드는 방식을 새로 배우고 실천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살을 빼고 혈당을 낮추는 ‘마이너스 의료’에서 나이들 수록 부족해지는 요소를 채우는 ‘플러스 의료’를 익혀야 한다”며 “지적 즐거움·식사와 영양·구강건강이 전신 건강의 길목이며 십고 쌈키는 의학·총명한 뇌·품격있는 사라짐 등을 함께 배우자”고 세미나 취지를 밝혔다.


이번 추계 세미나 프로그램 구성에 대해 김 회장은 “연구와 근거 중심, 과학적 근거에 기반한 이야기를 많이 공유하기 위해 연구자들과 세계 석학들을 모셨다”고 예년과의 차별점을 소개했다. 


세미나는 ▲과학적인 장수 비결, 노화인가? 진화인가? ▲질병 극복의 꿈,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하다 ▲가꾸고 관리할수록 유리한 것들 ▲건강한 노후를 위한 든든한 울타리 등 4개 세션 18개 발표로 구성됐다. 


건강수명보다 평균수명 연장 빨라  오랜기간 장애 속에 사는 삶 


이날 전문가들은 공통적으로 평균수명과 건강수명 차이를 지적하면서 예방 중요성을 강조했다. 건강수명은 기대수명에서 질병 또는 일상생활 장애를 가진 기간을 제외한 수명을 말한다. 


한국노인노쇠코호트 연구 책임자인 원장원 경희대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한국 노인은 과거 대비 건강생활습관 실천율과 만성질환 치료율이 훨씬 높다”면서도 “건강수명은 연장되고 있지만 평균수명 연장속도가 더 빨라 더 오랜기간 장애 속에 살아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가 꼽는 신체가 노쇠 상태로 악화하는 요인은 ▲낮은 신장기능 ▲낮은 고밀도 지단백(HDL)-콜레스테롤 ▲좋지않은 구강기능 ▲골관절염 ▲사회활동 부족 ▲신체활동 부족 등이다.  


김헌경 가온연구소 소장(前 도쿄건강장수의료센터 연구부장)은 일본 노쇠 예방 사례를 소개하면서 국내 전문가 양성 필요성을 강조했다. 


김 소장에 따르면 일본은 2040년까지 건강수명을 남녀 모두에서 2016년 대비 3년 이상 연장해 75세 이상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에 노쇠 상태를 치매·고령·관절질환 등 유형별로 분류해서 연구·지원하며, 지역 노쇠발생을 억제하기 위한 핵심 정책을 운영 중이다.


또 개호(介護, 돌봄·간병) 예방 인재 양성도 힘쓰고 있는데, 개호 예방 지도자가 되기 위해서는 총 82.5시간을 수강해야 하며 수강 후 시험, 자격 갱신 수강도 받아야 한다. 


이에 김헌경 소장은 “헬스에이징학회도 건강장수지원 전문가 양성에 나서는 방안이 필요해보인다”고 제언했다. 김철중 회장도 이에 대해 강한 공감을 표했다.  


2030 심혈관질환 주의보···조기발견 요소 확인·공동체 연결 중요 


건강수명 연장을 위해서는 맞춤형 관리 실천 및 이웃·가족 간 상호 공존을 위한 배려 등 제반 여건이 뒤따라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정남식 필메디스의원 원장(前 연세의료원장)은 심혈관 질환 등의 조기 발견을 위해 평소 사소한 실천 습관을 체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 원장은 “최근 데이터를 보면 우리나라 2030세대에서 심혈관질환이 매우 많이 늘었다. 젊은 층이 너무 잘 먹다 보니 증가한 것”이라며 “이들이 6080세대가 되면 우리 때보다 심혈관질환 발생률이 훨씬 높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고 말했다. 


이에 그는 “흡연·가족력·고혈압·고혈당·만성신장질환 등 조기 발견 요소를 확인하고, 지혜로운 식생활을 하면서 가족과 이웃 등의 소속감과 연결을 중시하는 삶을 살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피력했다. 


박상철 전남대 연구석좌교수(前 서울대 의대 생화학 교수)도 “개인적인 노력도 중요하지만 상호 공존하기 위한 배려 등 상호작용이 있어야 장수할 수 있다”며 “건강관리는 1회만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죽을 때까지 계속 하는 것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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