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계도 女風 거세 내년 전공의 40%
2003.12.08 15:03 댓글쓰기
의료계에도 여풍(女風)이 거세게 일고 있다.

최근 마감된 2004년도 전공의 모집 현황에서는 이 같은 현상이 극명하게 드러났다.

데일리메디가 서울 소재 주요 대학병원을 대상으로 여자 전공의 지원율을 조사한 결과 상당수 병원에서 여자 전공의 비율이 40%대에 근접한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인턴의 경우 여성의 비율이 해마다 큰 폭으로 늘어 올해에 이어 내년 전형에서는 50%대에 육박할 것이란 전망이 제기된다.

서울대병원의 경우 올 전공의 모집에서 여자 전공의 비율이 지난해 대비 0.5% 증가, 40%를 차지했으며 가톨릭의료원 역시 40%대의 지원율을 나타냈다.

삼성서울병원은 이에 다소 못미치는 30%대를 점유했으나 지난해 비해 상승한 수치며 서울아산병원과 이화의료원도 전체 전공의중 여자 전공의 지원율이 40%에 가까웠다.

가톨릭의료원 수련교육팀 이영자 팀장은 "여자 전공의 비율이 해마다 늘고 있어 남자 전공의들과 6:4 정도의 비율을 나타내고 있다"며 "인턴의 경우는 이 보다 더 큰 폭으로 상승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의협 신고 회원들의 성별 구성비를 살펴봐도 이 같은 현상을 엿볼 수 있다.

의협이 최근 발표한 지난해 의사 성별 비율은 남자의사가 83.2%(47,890명)이고 여자의사 17.8%(10,343명)이었으나 꾸준히 매년 3%~4%가량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이는 기존 의사 수를 바탕으로 산출한 수치로 전공의와 의대생 등 예비 의사들의 여성 비율을 살펴보면 향후 지원율은 이보다 훨씬 높은 점유율이 예상된다.

병협의 조사에 따르면 지난 2001년도 여자 전공의 비율은 전년 대비 3.7% 증가한 레지던트 23.9%, 인턴 25.1%를 차지했으며 그 비율이 매년 큰 폭으로 상승, 2002년도에는 30%대에 달했다.

지원과의 경우도 여자 의사들의 금기(禁忌)가 깨진지 오래다. 남자 의사들의 영역이었던 비뇨기과와 외과 등에도 현역 의사들의 활발한 활동 만큼이나 꾸준히 여성 지원자가 늘고 있는 추세다.

삼성서울병원 한 교수는 “외과의 경우 워낙 지원자 수가 적어 두드러져 보이지 않을 뿐 해마다 여의대생 지원자가 한명씩은 꼭 포함되고 있다”며 “여성 특유의 섬세함이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러한 경향은 전 세계적인 추세로 평가되고 있다. 미국의과대학협회(AAMC)에 따르면 올해 의대 지원자 수 중 50.8%인 1만7672명이 여학생으로 남학생의 수를 뛰어 넘은 것이다.

가톨릭의료원의 한 교수는 “미국의 경우 해마다 5~10%에 가깝게 여자 의사들이 늘고 있었으며 전반적인 의사 수가 늘어난 것의 가장 큰 이유로 여자 의사들의 증가를 꼽고 있다”며 “현 인턴과 의대생들의 남여 비율을 고려해 볼 때 국내 의료계에서도 곧 여자 의사들의 비율이 남성을 초과하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90년대까지만 해도 10%~20%에 불과하던 여자의사 비율의 큰 폭 상승은 여성의 사회 진출이 더욱 활발해졌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환자와 의료계 전반의 여자의사에 대한 인식 전환이 이뤄졌기 때문이라고 본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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