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압력' 갈길 먼 전공의 노조 '회유'
2003.11.05 12:03 댓글쓰기
"전공의노조, 절대 안 돼!"

대한전공의협의회(회장 임동권)가 전공의노조 설립을 추진하는 가운데 최근 일부 수련병원에서 노조설립 움직임에 강한 불만을 표시하고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전공의협은 최근 정기총회를 열고 '전공의노조연구기획단' 발족을 의결, 노조설립 추진에 탄력을 붙였다.

그러나 이날 총회에서 그동안 노조설립 문제를 담당해온 전공의협의 한 관계자는 이 문제를 놓고 수련병원측과 갈등이 빚어지고 있음을 시사했다.

이 관계자는 "현재 몇몇 병원에서는 벌써부터 전공의 노조의 설립 가능성에 대비해 전공의협에 강한 불만을 표출하며 우리의 행보를 예의주시하는 것을 알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아직 시작도 하지 않은 전공의 노조에 대한 반발이 이럴진대 분명 많은 탄압이 있을 것"이라며 "부당한 처우개선에 대한 요구에 이어지는 강한 강도의 처벌들이 우리를 무섭게 짓누르고 있는 것"이라며 노조설립 추진에 따른 병원측 반발이 거세지고 있음을 간접적으로 전했다.

실제로 대구 지역의 모 수련병원에서는 전공의노조 설립에 적극적인 전공의와 병원장간 갈등 국면까지 빚어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공의노조 설립을 막기위한 모종의 탄압(?)과 함께 '당근'을 제시하며 회유하는 병원도 나타났다.

지방 수련병원의 한 전공의는 "전공의노조 설립이 추진되면서 병원측이 자발적으로 임금을 5% 가량 인상했다"며 "이러한 것을 보니 전공의노조의 필요성이 더욱 피부로 와 닿는다"고 말했다.

전공의노조 설립은 그 파급효과를 고려할 때 수련병원측에 있어서 초미의 관심사일 수 밖에 없다.

이미 상당수 병원에서는 전공의노조 설립이 추진되고 있다는 소식이 알려진 이후 노무 담당자를 통해 관련 내용 파악에 나서는 등 전공의협의 행보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서울지역 대학병원의 노무담당자는 "실제로 전공의 노조가 설립될 수 있는지 병원 차원에서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며 "특히 전공의 노조가 설립될 경우 각 수련병원마다 지부별로 조직이 운영되는 것인지, 그리고 설립된다면 한국노총과 민주노총 같은 상급단체를 둘 것인지 등 여러 가지 상황에 대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고 말했다.

이처럼 수련병원에서 전공의노조 설립을 반대하며 무언의 압력을 넣을 경우 노조설립은 쉽지 않을 전망이다.

현재 전공의협이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검토중인 노조형태는 개별병원 수련의들을 조합원으로 구성하는 '직업별 단위노조'다.

이 형태는 각 수련병원의 전공의가 자율적으로 노조에 가입하는 것이기 때문에 만일 해당병원에서 직간접적으로 노조가입을 막을 경우 조합원을 확보하기가 힘들어진다.

의료계의 한 관계자는 "전공의들은 의대 본과 때부터 도제식 훈련에 익숙해져 있다"며 "따라서 병원내 지도교수나 주위의 교수들이 반대하고 나선다면 노조가입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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