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첩] '병원군별총정원제 3박자 맞춰야'
2003.11.07 02:24 댓글쓰기
가톨릭의료원이 시범사업 중인 병원군별 총정원제가 시행 1년을 맞이했다. 최근 그 성과를 평가하는 자리에서는 전반적으로 호평이 이어졌다. 그러나 맹점으로 지적된 사항이 한가지 있다.

바로 '단일운영주체인 가톨릭의료원이 아닌 다른 운영주체들이 묶였을 경우에도 그 효과를 발휘할 수 있겠는가'라는 점이다.

시범사업 초기에 가톨릭의료원이 이를 맡게 된 것에 대해 의료계 전반에서는 최적의 선택이라는 긍정적인 평가가 회자됐다. 단일 운영주체인만큼 효과적인 시범사업이 가능할 것이라는 관측에 따른 것이었다.

그러나 시행 1년을 맞은 현재 이 문제가 아이러니하게도 가장 단점으로 지적되고 있는 것이다. 어느정도 가시적인 성과를 볼 수 있을 것이라는 판단이 나오자 전 의료계로 확대할 경우에 대한 우려가 표출된 것이다.

하지만 장점이든 단점이든 시범사업팀이 군을 형성하는데 어려움이 많았던 것은 사실이다. 군을 형성한 산하 병원들이 기존 제도로도 전공의 수련에 별반 불편함이 없었기 때문이다.

실제로도 대림성모병원과 제주한라병원 등은 시범사업 합류 여부에 대해 여러번 결정을 반복한 바 있다.

의료원측은 "현 시점에서 타 병원에 총정원제가 적용됐을 경우 어떻게 될 것인가를 논의하는 것은 시기상조"라며 "내년도 정착기를 거쳐 그 성과와 문제점들이 도출된 이후에 고려해야 한다"고 밝혔다.

미달과 전공의에 대한 수당 지급중단 논의와 인턴제 폐지, 전공의 노조 설립 등 전공의 제도 문제는 현 의료계의 뜨거운 감자임에 분명하다. 그렇기 때문에 그 전반의 틀을 바꿀 수 있는 총정원제에 걸고 있는 의료계의 기대는 큰 것이 당연하다.

그러나 시범사업중인 병원 혼자서 시범사업의 큰 의의를 다 달성해 나갈 수는 없다. 분명 전국적인 총정원제 확대에 따른 문제에 대해서는 학회와 정부가 함께 머리를 맞대야 하는 부분일 것이다.

이번 비판과 우려는 시기상조라고 판단된다. 학회와 정부가 시범 사업의 결과를 놓고 가부를 논하며 섣부른 비판을 제기할 것이 아니라 병원과 3박자를 맞춰 그 과정을 함께 헤쳐나갈 필요가 있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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