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은 '최신'…전공의 숙소는 '구식'
2003.09.01 11:02 댓글쓰기
" 발뻗고 편히 쉴 수 있는 '지상의 방한칸'이 절실하다."

저임금과 고된 업무량에 시달리는 전공의들이 병원 내 열악한 숙소시설로 인해 이중고를 겪고 있어 시급히 개선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대한전공의협의회가 지난 2001년 전공의들을 대상으로 수련실를 조사한 결과, 전공의의 1일 평균 근로시간은 약 15시간으로, 주당 당직근무시간도 2.8회에 달했다.

이는 대부분의 전공의들이 일상생활의 거의 모든 시간을 병원에서 지낸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 같은 사정에도 불구하고 수련병원에 전공의들을 위한 숙소와 식사, 세탁 등 기초적인 복지시설과 환경은 취약한 실정이다.

전공의협에 따르면 국내 수련병원중 전공의들을 위한 의국이 없거나, 있더라도 시설이 취약한 곳이 많은 형편이다.

의국과 별도로 전공의가 당직시 이용할 수 있는 숙소가 없거나, 열악한 시설로 인해 전공의들의 불만이 높아지고 있다.

일부 수련병원의 경우 탕비실을 개조해 만든 당직실을 운영하는 곳도 있으며, 좁은 공간에 이층침대를 들여놓고 적정인원을 초과해 사용토록 하는 곳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학병원의 한 전공의는 "대형병원을 제외한 상당수 병원에서 전공의들이 당직시 이용할 수 있는 숙소가 없거나, 있더라도 남녀 별도의 숙소가 없어 일부에서는 남녀 전공의들이 함께 이용하는 곳도 있다"며 열악한 현실을 지적했다.

전공의협은 이러한 사정을 감안해 이 달부터 각 수련병원을 대상으로 '전공의 숙소'에 대한 실태조사에 들어갈 방침이다.

전공의협은 근로기준법 등에 근거해 실태조사를 벌이고, 그 결과를 9월 정기총회에서 취합해 문제점이 드러날 경우 병협과 논의를 통해 개선책을 마련할 계획이다.

전공의협 이동형 복지이사는 "정기총회 전까지 전체 수련병원의 실태조사를 마무리짓기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며 "일단 대형병원을 중심으로 실태조사를 벌인 후 그 결과를 바탕으로 이달 중순경 병협 교육수련부 관계자와 사무총장 면담을 통해 개선책 마련을 요구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그는 "병협의 병원신임평가시 전공의들의 수련환경 중 주거 부문에 대한 실질적인 평가가 이뤄질 수 있도록 요청할 계획"이라며 "병원신임평가시 심사위원이 직접 병원 내 전공의 수련환경을 현장 확인하는 것일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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