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원급 심층진찰 적용에 앞서 기본적인 진찰 정의와 함께 진찰료 안에서 수행돼야 할 의료행위 범위를 정하는 일이 먼저다. 향후 개원하는 의사들에 합당한 진찰료를 부여, 진찰만 해도 운영이 되겠다는 생각이 들도록 제도를 바꿔나갈 예정이다.”
"시범사업 통해 교육상담·심층진찰 우려·혼란 해소"
정통령 보건복지부 보험급여과장[사진]은 25일 전문기자협의회와 만난 자리에서 최근 의원급 의료기관의 최대 관심사로 떠오른 ‘심층진찰’과 관련한 이 같은 방향성을 제시했다.
이 자리에서 정통령 과장은 먼저 환자에 대해 왜 왔는지 묻는 일로 시작하는 개원가의 진료 환경을 언급했다.
눈으로 보면서 문진, 시진을 하고 청진기로 한번 정도 확인한다. 이 정도까지는 하는데 3분이 소요되며, 이를 벗어나면 시간이 더 걸린다.
일부는 별도 수가로 돼 있지만 진료과목에 따라 다르다. 별도수가를 만든 진료과목은 일정한 수입이 가능하지만 반대인 경우는 운영이 어려울 수 있다.
실제 당뇨교육을 하면 한시간 이상 걸릴 수 있다. 신경과환자에 대해 신경학적검사를 하면 5분 안에 끝나지 않는다. 산부인과 내진은 도구도 필요하고 시간이 많이 들지만 단순히 진찰료에 모두 담겨있다.
진찰료가 높으면 되는데 현재는 단순히 3~5분 상담 수준에 적합한 수준이다. 현장에선 돈을 더 받아야 운영이 되기 때문에 환자는 피검사, 영상검사를 하고 다시 와서 진찰을 받게 된다.
"기존 검사료 내 비용 포함돼 있던 구조 개선, 진찰 중심으로 보상 가능케 할 예정"
정 과장은 “검사료 안에 상담에 필요한 비용이 녹아 있었던 것이다. 그런 부분을 정상화해서 진찰은 진찰 중심으로 다른 곳에서 보상받지 않게 하자는 것이 기본 생각”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향후 개원하는 사람들은 진찰료를 보고 진찰만 해도 운영이 되겠다는 생각이 들도록 준비할 것”이라며 “초음파 등 장비를 어디까지 사야 할까라는 고민을 않고 운영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추겠다”고 강조했다.
복지부는 이 같은 측면에서 의사들이 행하는 교육상담 등의 무형의 요소들을 수가구조상 진찰료 영역으로 편입될 필요가 있다는 방향성을 가지고 있다.
이날 정통령 과장은 일부의 ‘외과계가 먼저인 이유가 무엇이냐’, ‘외과 또는 의정협상 달래기 아니냐’ 등 의원급 심층진찰과 관련한 갑론을박과 다양한 우려에 대해서도 입장을 전했다.
정 과장은 “사실 기본 진찰료를 손대겠다는 논의는 오래됐다. 이를 포함하는 3차 상대가치 관련 연구를 1년 가까이 진행했다”고 설명했다.
앞서 의료계는 10분, 15분 진찰을 하면 그에 맞는 보상은 해줄 것인지 의구심을 나타냈다. 그러면서 시간제 진찰료제를 제안했다. 심층진찰료 시범사업은 이에 대한 정부의 답(答)이라는 평가다.
의료계가 제안한 시간제 진찰료는 미국 메디케어에서 운영하는 방식인데, 보상 등이 너무 복잡해서 우리나라 현실에 맞지 않아 채택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복지부는 단순하게 진료시간을 기준으로 보상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결론 내렸다. 기본 진찰료를 인상하면 환자 입장에선 긴 진료시간에 대한 보상에 준하는 진료의 질 보장을 요구할 수밖에 없다.
정 과장은 “많은 요구와 우려에 대한 안전장치가 필요하다고 판단해 단순 진찰료 인상 방식이 아닌 심층진찰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고 강조했다.
특정 의료행위가 교육상담에 해당하는지 심층진찰에 해당하는지 혼란을 가져올 수 있다. 복지부는 논의를 통해 이 두가지를 동시에 제도화할 수 있는 방안을 찾을 예정이다.
정통령 과장은 “교육상담은 환자마다 유사한 교육 내용이 필요해 구조화된 프로토콜을 만들 수 있고 교육 내용도 표준화할 수 있다. 반면 심층진료 개념과 범위는 시범사업을 진행하면서 정리할 생각”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