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고재우 기자] 우리나라 외과계 최초로 성평등 인식 현황 및 삶의 질에 대한 연구가 이뤄진다.
18일 경상북도 경주시 경주화백컨벤션센터에서 열린 ‘2019 대한외과학회 춘계 학술대회’ 연구비 공모과제에서 이승은 중앙대학교 의과대학 교수[사진]는 ‘대한외과학회 성평등 인식 현황과 삶의 질에 대한 연구’로 연구비 공모과제에 선정됐다.
전 세계적으로 외과계는 남성 중심으로 돌아가는 곳으로 알려졌다. 최근 사회 전체적으로 ‘성평등’에 대한 요구가 빗발치는 가운데, 관련 연구가 최초로 이뤄지게 된 것이다.
이 교수 연구과제는 이날 공모된 과제 중 ‘유일하게’ 사회적 이슈에 관한 것이었다.
이 교수에 따르면 성평등 지수가 높다는 미국에서조차 의사 사회 내 성차별 문제는 존재했다. 이에 따라 미국 의학계에서는 관련 문제를 인식하고, 성평등 증진을 위한 노력을 진행 중이다.
예를 들어 AAMC에서는 GWIMS라는 소그룹을 만들어 학술활동 및 성평등과 성 형평성 제도 정착을 위해 노력하고 있고, 의학계 전체적으로도 성평등과 관련해 많은 연구가 나오고 있다.
국내에서도 한국여자의사회 주축으로 지난해 ‘의료계 양성평등, 어디까지 왔나’를 주제로 연구가 진행됐으나, 남성 중심으로 돌아가는 외과의사에 대한 연구는 전무한 실정이다.
이 교수는 기존 연구의 한계로 “성차별 경험 및 원인 등 파악, 성차별로 인한 직업·가정에 영향 미포함 등의 요인으로 조사 내용이 제한적”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설문의 낮은 회수율, 의사사회 전체 인식을 반영하기 어려운 탓에 일반화에 한계가 있다”고 덧붙였다.
이에 이 교수는 성차별 경험 및 인식 파악뿐만 아니라 직업적 요인(소진·직무만족 등), 심리적 요인(웰빙 사태, 우울 등), 가정생활 요인(가사·육아 시간, 일·가정 양립 등), 여성의사 임신·출산 경험 관련 내용, 설문문항 개발 및 데이터 수집, 측정도구 개발 등 직업적·개인적 내용을 포함할 예정이다.
이와 관련 한국여자의사회는 오는 24일 지난해 1174명의 남녀의사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를 발표한다.
이 교수는 학회 정책 기초자료, 병원제도 개선자료, 여자 외과의사 수 증대, 여자 외과의사 삶의 질 향상, 의료서비스 질 개선, 병원·의사 사회 변화의 선도적 역할, 성평등에 대한 인식 환기 등 성과를 기대하고 있다.
이 교수는 “관련 연구는 한국여자의사회 설문조사 연구가 유일하고, 외과계열 학회에서는 전혀 없었다”며 “사회 전체적으로 보더라도 젠더 관련 연구는 의학계가 아닌 사회계열 연구가 주로 이뤄진 실정”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연구비 공모 과제에는 ▲근무시간 제한 전·후의 외과 전공의 수술 경험 비교(김성근 가톨릭의대) ▲한국 외과 전문의의 외과적 내시경 시행과 교육전략(이선일 고려의대) ▲의과대학 학생의 기본 외과 술기 훈련을 위한 VR 시뮬레이터의 개발 및 적용(이희정 의화의대) ▲과연 3D 프린팅 모델은 의대생 및 외과전공의 교육에 효과적인가(김현영 서울의대) ▲외과계 입원전담전문의 필수역량 및 운영 프로토콜 모색(김형호 서울 의대) 등이 있었다.
대한외과학회는 이중 이 교수 과제와 외과계 입원전담전문의 필수역량 및 운영 프로토콜 모색(김형호 서울의대) 등을 선정했고, 과제 당 1000만원 이내의 연구비를 지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