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공의 정원을 줄이려는 움직임이 본격화됐지만 정작 당사자인 전공의들은 난색을 표하고 있다.
 
앞서 대한병원협회 병원신임위원회는 각 학회로부터 전공의 정원감축에 의견을 물었다.
 
보건복지부가 전공의 정원을 줄이는 데 공감대를 나타내며 정책 추진에 적극적인 만큼 병협 역시 이번 기회에 의대 졸업생 수 보다 전공의 정원이 더 많은 기형적 구조를 개선해 보겠다는 생각이다.
 
이에 병협은 학회로부터 수렴한 의견을 토대로 18일 병원신임위원회 전체 회의를 열고 내년도 정원 문제를 논의할 예정이다.
 
그러나 이를 두고 전공의들은 현재 정원이 비대해져 있다는 데는 인식을 같이 하지만 시기와 방법을 조율할 필요가 있다고 봤다.
 
서울의 한 대학병원 전공의는 “일단 계속되는 전공의 미달사태에서 봤듯 대책이 나와야 한다”면서 “기본적으로 국시합격자를 웃도는 전공의 정원에 대해선 손질을 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전공의 수급불균형과 같은 구조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정원감축 없이 어렵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계속되는 전공의 미달사태 해결을 위해 전공의 정원 감축을 대책의 전부로 삼아서는 별 실효성을 거두지 못할 것이란 전망이 제기되고 있다.
 
수도권 한 대학병원 전공의는 “우선 전공의가 미달되는 것이 문제라면 왜 미달이 발생할 수밖에 없는지를 따져봐야 한다. 소위 기피과로 불리는 곳은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이 크기 때문”이라며 정원감축이 이뤄지더라도 수급불균형은 여전할 것으로 내다봤다.
 
뿐만 아니라 이미 수련을 시작한 전공의들의 경우 보다 현실적인 측면에서 반대의 목소리를 내는 경우도 적지 않다.
 
인턴제 폐지와 같이 새로운 수련정책이 도입되는 시점에 정원감축이 동시에 이뤄질 경우 일선 현장에서 근무하는 전공의들의 업무 부담이 더욱 커져 진료는 물론 수련 역시 부실화를 겪을 수밖에 없을 것이란 우려다.
 
이와 관련, 대한전공의협의회 안상준 회장은 “전공의 내부에서도 이견이 분분할 정도로 정원감축은 민감하고 또 쉽지 않은 문제”라며 “차라리 각 과별 상황에 맞춰 개별적으로 진행하는 게 바람직하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들 정도”라고 밝혔다.
 
그러나 전공의협 역시 이 문제와 직접적으로 관련이 있는 만큼 조만간 입장을 조율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안 회장은 “병협에서 이 문제와 관련해 전공의들의 의견도 검토해보겠다는 뜻을 전달받았다”며 “병협 신임위원회와 앞으로 있을 정원감축 논의를 지켜보고 전공의들의 입장을 정리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