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자는 쌓이고 본업인 교육·연구는 힘든 삼중고'
국립대병원장, 28일 국감서 척박한 현실 토로…의원들도 일부 공감대 피력
2013.10.28 20:00 댓글쓰기

사회적으로 국립대병원들에게 교육·연구기관으로서의 역할을 강조하고 있으나 정작 국가 정책은 이를 뒷받침해주지 못하고 있는 이중적 구조 문제가 국감 현장에서도 고스란히 드러났다.

 

환자가 밀려들고 있지만 정작 의료수익을 내지 못하는 병원들의 아이러니한 현실에 일부 의원들도 공감하고 있는 분위기다.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는 28일 전국 국립대병원을 대상으로 국정감사를 실시했다.[사진]

 

 

이 자리에서 새누리당 강은희 의원은 “국립대병원을 살펴보니 모순되는 것이 많다”고 운을 떼면서 “공공의료적 역할을 강조하자니 병원 경영이 적자 되는 것을 막을 수 없고, 적자를 안 보려하니 선택진료비 등 과다한 진료비가 청구되는 경향이 전반에 깔려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2012년도 의료이익만을 살펴보면 부산대병원을 제외하고 전부 적자”라며 “환자들은 수개월에서 길게는 1년 가까이 기다릴 정도로 많다는데 병원은 이익이 안 나는 아슬아슬한 상황”이라고 답답해했다.

 

이에 수가가 원가에 미치지 못하는 것은 물론 최근 시행되는 보건의료 정책들로 인해 국립대병원들의 경영 수지가 악화되고 있다는 답변이 이어졌다.

 

오병희 서울대병원장은 “의료이익이 적자나는 가장 큰 이유는 의료수가가 원가의 75% 정도 밖에 되지 않기에 환자를 아무리 보더라도 적자가 날 수밖에 없는 구조”라고 토로했다.

 

그는 이어 “이 구조를 비급여 진료 등을 통해 어느 정도 맞춰보려 노력해왔으나 최근 보장성 확대, 초음파나 CT·MRI와 같은 검사의 보험급여화 등으로 병원 경영 수지가 더욱 악화되고 있다”고 현실을 전했다.

 

특히 대형병원에서조차 의사들의 토요진료 및 야간 업무가 늘어나기 시작하면서 미래 의료경쟁력 지표인 연구력 향상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우려 역시 제기됐다.

 

강은희 의원은 “최근 전반적으로 의사들이 선택진료와 더불어 야간진료, 토요진료를 많이 하고 있다”며 “다른 일반병원과 달리 국립대병원들은 연구 기능이 중요시돼야 하지만 연구 인력이 진료에만 매달려 전체 의료계 역량이 떨어지지 않을까 상당히 염려된다”고 지적했다.

 

신진 연구인력이 성장할 수 있는 여건이 전혀 되지 않아 심각한 고민과 검토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이에 대해 오병희 병원장은 “국립대병원은 실은 교육기관이라고 생각한다. 다른 사립대보다 교육과 연구에 많이 투자하고 있지만 그 자체가 아직까지 미약하다”면서 “앞으로 국립대병원장협의회 등을 통해서 보완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피력했다.

 

“특허·신의료기기·신약개발 등 연구중심병원 도와달라”

 

지역 거점 국립대병원들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새누리당 김세연 의원은 “병원은 특수성이 높기 때문에 공공성 확보와 함께 의료산업 전반의 경쟁력을 높이는 방향이 돼야 한다”고 강조하면서 지방대병원들의 의견을 요구했다.

 

더이상 의료수익만을 가지고 승부수를 띄울 수 있는 의료 환경이 아닌 상황에서 연구 분야에 집중할 수 있도록 관심을 촉구했다.

 

정대수 부산대병원장은 “지방대병원들이 가지고 있는 의료의 질을 좀 더 홍보해야겠지만 일단 서울로 환자들이 많이 가고 있고, 의료환경이 좋아지지 않고 있다”며 “이로 인해 연구분야에 집중함으로써 의료산업 쪽으로 나아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 병원장은 또한 “진료외 수입인 특허나 신의료기기, 신약개발을 위해 지방대병원들이 연구중심병원으로 전진할 수 있도록 국회에서 많은 도움을 주길 바란다”고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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