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에 사전 통지없이 3억6천 환수 공단 '패(敗)'
행정법원 '해명 등 기회 주지 않아 절차상 위반 행정처분 취소'
2013.06.25 20:00 댓글쓰기

총 3억6400여만원에 달하는 요양급여 환수와 관련해 의사에 아무런 사전통지 없이 행정처분을 명령한 건강보험공단이 법정소송에서 패배했다.


부당청구 금액을 정확히 산정하지 않고 보건복지부의 행정처분만을 근거로 환수를 명령해 절차상 위법을 저지른 것이 패소의 원인이다.


서울행정법원 제14부(재판장 진창수)는 요양병원 의사 A씨가 건보공단을 상대로 낸 요양급여환수 취소소송에서 "공단이 A씨에 침해적 행정처분을 하면서 행정법상 절차인 사전통지 및 의견제출 기회를 박탈했다면 이 처분은 취소해야 한다"고 판시, A씨의 손을 들어줬다.


수억원에 상응하는 환수 집행 전, 해당 의사에 부당청구에 대해 변명 및 해명할 기회를 주지 않은 공단의 처분은 이행할 필요가 없다는게 법원 판결의 골자다.


복지부는 지난 2011년 현지조사에서 의사 A씨가 2008년부터 2011년까지 36개월간 의사·간호인력 등급을 한등급씩 올려 허위 신고, 총 3억7825만원의 요양급여를 부당 지급받은 사실을 적발해 업무정지 155일을 지시했다.


복지부 처분에 근거, 건보공단은 A씨에 부당 급여액 중 3억6421만원을 환수하라는 처분도 명령했다.


A씨는 ▲공단은 사전통지없이 행정처분 내린 점 ▲구체적인 부당금액 산출내역 기재하지 않은 점 ▲공단이 허위인력으로 판단한 의사는 주당 4~5일, 평균 42~50시간 근무한 상근의사로 허위청구 아닌 점 ▲간호인력 등급 산정시 공단 오류있는 점 ▲공단의 총 부당금액 산정이 부정확한 점 등의 이유를 들어 법원에 억울함을 호소했다.


재판부는 "급여 환수는 의사의 권익을 제한하는 행정처분으로 행정절차법상 공단은 A씨에 사전통지 후 의견을 제출할 기회를 줬어야 한다"며 "허위 급여청구인지 확인하고 A씨가 받은 급여액에 전부를 환수할지 일부만을 환수할지를 결정하기 위해 A씨에 변명의 기회를 줄 필요성이 상당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건보공단은 장애인기금 환급금, 재심 기환수금 등을 제외한 구체적인 환수금액을 산정했어야 한다"며 "공단이 A씨에 지시한 3억6421만원의 요양급여비 환수 처분을 취소한다"고 판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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