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대→의전원→의대, 대학별 준비상황 점검
2015~2017년 순차적 전환… 커리큘럼 수정 등 대책 마련 분주
2012.08.01 18:44 댓글쓰기

2005년 도입 이후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의학전문대학원이 2015년부터 2017년까지 의과대학 체제로 복귀된다.


먼저 의대와 의전원을 병행하던 학교들이 2015년 의대로 바뀌고, 2017년에는 의전원만을 운영하던 대학들이 의대로 복귀해 의전원을 운영하는 학교는 전국적으로 5곳만 남게 된다.

 

이중 2015년에 전환되는 서울대, 연세대 등 11개 대학은 현 1학년부터 개편된 제도의 영향을 받게 된다. 현 의전원생들이 4학년이 되면 학교에서 의전원이 사라지게 되는 것이다.


또 교육기간이 4년에서 6년으로 늘어나고 의전원 인원 감축을 대비해 의예과 학생을 더 뽑아야 하는 등 크고 작은 변화가 예상된다. 최근 의전원 수시입학 전형을 준비 중인 이들 대학의 준비 상황을 확인해 봤다.

 

대학들의 반응은 크게 셋으로 나뉜다. 의전원 전환에 맞춰 커리큘럼 개정·신설 등 개편을 준비하고 있는 대학이 있는 반면, 기존 체제 내에서 충분히 감당할 수 있는 변화라며 별다른 준비를 하지 않는 대학이 있다. 아직 기간이 남은 만큼 좀 더 기다려 보겠다는 대학들도 있다.

 

그러나 큰 변화는 없을 전망이다. 기존 의대와 의전원 수업이 겹치는 경우가 많고 의대를 따로 운영하고 있기 때문에 기존 대학학제를 그대로 확대 운영하면 되기 때문이다.


변화를 준비하는 학교들 역시 의전원 폐지 요인뿐만 아니라 의학교육에서 인문학 강화 등 사회적 요구와 내부적인 변화 등을 같이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의예과에 인문학 강화 등 변화
한양대, 영남대학교, 동아대학교 등은 적극적으로 준비를 하는 경우다. 한양대의 경우 오는 2학기부터 의예과 커리큘럼을 인문학 중심으로 강화할 방침이다.


기존 영어, 수학, 과학 중심 의예과 과목에서 경제학 원론, 말하기, 글쓰기 강좌, 독서, 인문학과 의사(醫史)학 개론 등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도록 개편할 예정이다.


한양대학교 의과대학 박두진 교육부학장은 “의대로 바뀌는 체제 변화 뿐 아니라 최근 대두된 의대생 인성문제와 내부교육 주기 등을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동아대학교도 의예과 수업에 인문학 과목을 추가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 기존 의전원 학생들이 단합력, 적응력이 부족했다는 판단 아래 수영, 골프, 승마 등 사회생활에 필요한 단합된 모습을 강화하기 위해 고민 중이다.


특히 오는 2학기부터는 의과대학 중에서는 이례적으로 합창 실습을 진행하기로 했다. 2학점으로 합격·불합격(Pass·Non Pass)이 나뉘는 정식 수업이다.


동아대학교 의과대학 이상화 부학장은 “의예과 학생이 늘어남에 따라 인성부분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교과과정에 변화를 주고 있다”고 취지를 밝혔다.


영남대학교는 실습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나간다. 영남대학교 의과대학 이수정 학장은 “예과 2년에 본과 과목을 많이 이동시킬 것”이라고 설명했다.

 

4년으로 압축돼 있던 커리큘럼을 6년으로 늘어난 과정에 맞춰 재배치하겠다는 것이다. 영남대도 의전원 폐지만으로 커리큘럼을 조정하는 것은 아니다.

 

이수정 학장은 “인턴이 없어지기 때문에 그만큼 빨리 임상에 들어가야 하는 부분을 감안했다”고 말했다.

 

대학들 “기존 제도 활용하면 큰 문제 없어”
충북대학교, 중앙대학교, 서울대학교, 성균관대학교 등은 기존 제도를 활용하면 별다른 준비를 할 필요가 없다는 입장이다. 현행 제도와 큰 차이가 없다는 점과 아직 폐지까지는 약 2년여 남아 시간적 여유가 있다는 점을 들었다.


충북대학교 의전원 이상진 교수는 “없던 제도를 만들어야 했던 의전원 초창기에는 준비해야 할 것이 많았지만 있던 제도를 없애는 것은 별다른 준비가 필요하지 않다”고 말했다.


중앙대학교 관계자도 “제도가 바뀌는 것이 아니라 의대가 커지고 의전원이 소멸하는 것”이라며 “의전원 인원이 자연스레 의대로 흡수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서울대학교는 인문학 강조, 제2전공 선택 등 예과 커리큘럼에 변화를 주고 있지만 의전원 개편과 직접 관련은 없다. 서울대학교 김연수 부학장은 “이미 대학이 있기 때문에 따로 크게 바뀔 것은 없다”고 전했다.


성균관대학교 등은 아직 당면한 문제가 아니라며 조금 더 두고 보겠다는 반응을 보였다.


성균관대학교 관계자는 “아직 문제를 논의하기엔 이르다”며 “2014년 즈음이 돼야 검토할 문제”라고 말했다.

 

2014년 의전원생을 뽑을 때와 2015년에 30% 편입생을 선발할 때 고려해보겠다는 이야기다.


이 관계자는 “최근 열린 입학설명회서 관련된 질문을 받기도 했지만 의전원이 사라지더라도 일단 입학한 학생의 학제는 그대로 유지될 것”이라며 우려를 불식시켰다.

 

의대·의전원 교과내용 별 차이 없어 전환 후 영향 미미
4년에서 6년으로 늘어났음에도 불구하고 커리큘럼에 큰 변화를 주지 않아도 무리가 없는 까닭은 현재 의대생과 의전원생이 같은 수업을 듣기도 하는 등 학제가 거의 비슷하기 때문이다.


한양의대 박두진 교육부학장은 “이미 의전원과 의대 학생들이 수업을 섞어서 하고 있다”며 “변환된 학제에 따른 문제는 없을 것”이라고 보았다.


중앙대학교 관계자도 “의전원과 의대 수업이 비슷하게 운영되기 때문에 커리큘럼 상 큰 차이는 없다”고 설명했다.


교과 내용이 의대와 크게 다르지 않아 등록금 격차 등 문제점으로 지적되던 부분이 의전원이 폐지되는 상황에서는 도리어 도움을 준 셈이다.

 

의전원 학생들 ‘소외감 등’ 심리적 측면 우려
의전원생의 위치에 대한 심리적 부담감은 우려되는 문제점이다. 의전원 학생들이 의대생에 대해 상대적 박탈감을 느낄 수 있다는 것이다. 학교 관계자들은 저마다 의전원과 의대생들이 모두 같은 수업을 듣고 있다며 자칫 불거질 수 있는 의전원생 소외 문제가 없다고 못을 박았다.


성균관대학교 관계자는 “인원이 타 대학에 비해 적은 편이고 의전원과 의대가 같이 운영되고 있어 별 문제가 없다”고 설명했고 한양대, 고려대, 동아대 등도 같은 반응을 보였다.


전국의과대학생·의학전문대학원생협회(이하 의대협) 이영재 정책국장은 “의전원생들 사이에서 폐지가 아쉽다는 의견과 의대생에 비해 차별을 받지 않을까하는 우려가 있다”면서도 “아직 구체적으로 드러난 것은 없다”고 말했다. 의대협 남기훈 의장은 “내부 정책 회의서 의제로 논의 중이라며 학생들이 받을 영향에 대해 관심을 갖고 지켜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의전원을 설립했다가 다시 의대로 회귀하는 것이 결국은 ‘낭비’라는 지적도 있다.


전남대학교 이민철 학장은 “의전원이 시행됨에 다라 지역 대학생들에게 의사가 될 기회를 뺏어 지역의료 약화를 가져왔고 군의관이 부족해지는 등 문제가 있었다”며 “반대의견을 듣지 않고 시행한 결과”라고 비판했다.

 

남기훈 의장은 “구체적인 대안 없이 일단 시행해보고 문제점이 생기자 회귀하는 것”이라며 “의전원으로 인해 생길 문제점 등을 충분히 고민했어야 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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