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면받고 힘든 대한민국 기초의약학 '위태'
위기감 발로 31개 관련학회 연맹 출범, '복지부마저 임상만 지원'
2012.04.05 20:00 댓글쓰기

미생물, 바이러스, 병리, 생리, 약리, 해부, 생화학분자생물, 기생충학 및 예방의학 등 기초의약학 교수들이 정부의 기초학문 배제 분위기에 공동 대응키로 전격 결정했다.

 

민간 및 지방자치단체 연구비 지원이 거의 전무하다시피 한 상황에서 보건복지부마저 임상 분야만 지원하는 현실을 좌시할 수 없다는 위기의식에 따른 것이다.

 

이에 따라 기초의학협의회를 비롯 31개 학회들이 연맹을 맺고, 세력화를 통한 목소리 응집에 본격적으로 나설 태세다.

 

기초의학협의회, 약학협의회, 기초치의학협의회, 기초한의학협의회는 이 같은 움직임을 모색하고자 이례적으로 ‘기초의약학회연맹’이란 이름으로 연대했다.

 

"국가미래 위해 기초의약학 발전은 필수불가결"

 

5일 연세대 의과대학에서 개최된 창립총회[사진]에서 이들은 “생명과학 시대에 기초연구자 양성과 정부 지원이 부족하다면 이는 곧 국가적 손실”이라며 “정부는 기초의약학 발전을 위한 로드맵을 그려 안정적 지원 계획을 세워야 한다”고 정면 겨냥했다.

 

연맹 움직임은 한국연구재단이 산하 연구단 가운데 의약학단을 생명과학단으로 통합하는 방안을 제시하면서 급물살을 탔다.

 

기초의약학회연맹은 “의약학단이 폐지된다면 의약학 분야의 글로벌 경쟁력 확보에 매우 부정적 영향을 끼칠 것”이라면서 “보건복지부 역시 임상 분야에만 연구비를 지원하고 기초의약학 지원은 제외하는 등 현 상황을 대처하려면 공동 대응이 필요하다”고 창립 배경을 전했다.

 

특히 국가 신성장동력 가운데 바이오산업, 융합신산업, 지식서비스산업 분야의 주체가 기초의약학이 돼야 하지만 여전히 인식 자체가 부족하다는 우려다.

 

연맹은 “21세기는 생명과학 시대라지만 그 연구와 발전의 주체가 누가 돼야 하는지에 대한 언급은 찾기 힘들다. 이는 기초의약학이 인식 부족으로 여전히 열악함을 면치 못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따라서 기초의약학회연맹은 향후 연대 강화를 통해 그 중요성은 각인시키고 연구 환경 조성 및 재정적 지원, 젊은 인력 배출 등에 힘을 싣고 방향성을 제시해나가겠다는 입장이다.

 

이번 창립총회에서 초대 의장으로 선출된 안영수 기초의학협의회장(연세의대)[사진]은 “건강은 가장 중요한 사회문제”라면서 “이를 효율적으로 해결하기 위해서는 건강증진, 질병예방, 첨단 기기, 전통의학의 과학화, 신약개발 등이 필요하다. 기초의약학 발전은 필수불가결”이라고 설립 취지문을 통해 강조했다.

 

이에 기초학문 발전이 절대적으로 시급하다고 판단, 국가 의약학 분야의 비전과 목표를 제시하고 연구개발에 참여하는 등 선도적 역할을 하겠다는 의지다.

 

안 의장은 앞으로 “비전과 목표를 설정하고, 목표 달성을 위한 정책 개발과 중장기 발전 방향을 제안한다”며 “구체적 방법과 전략을 개발, 연구개발에 참여하고 실천하는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아울러 “미래 의약학 분야에서 활동할 역량있는 젊은 인력을 배출할 수 있도록 각 분야 별 우수 인력을 육성할 수 있도록 교육 훈련 과정과 지원체계를 개발, 실행해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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