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초유 의대 퇴출…41개→40개 축소
서남의대 설립 18년 만에 폐지 결정…의료계 '부실교육 성찰 계기'
2013.05.07 20:00 댓글쓰기

 

국내 의과대학 역사상 첫 폐과 사태는 현실이 됐다. 정부가 부실교육 논란의 중심에 섰던 서남대학교 의과대학을 최종 폐지키로 결정하면서 적잖은 파장을 예고했다.

 

서남의대 폐지는 오는 10월 서울행정법원의 1심 판결 후에 추진될 예정이지만 교육부는 올해 중으로 폐과에 필요한 절차를 모두 마무리 한다는 방침이다.

 

이렇게 되면 서남의대는 올해를 끝으로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게 된다. 지난 1995년 설립 이후 18년 만의 퇴출이다. 물론 오는 2014년 입시전형도 진행할 수 없게 된다.

 

서남의대 퇴출에 따라 20년 가까이 유지돼 온 전국 의과대학 수가 41개에서 40개로 줄어들 전망이다. 다만 정원은 ‘유지’ 쪽으로 가닥이 잡혀 있는 상태다.

 

즉 서남의대를 폐지하더라도 현재 배정돼 있는 49명의 정원은 다른 대학으로 분산시켜서라도 유지한다는 방침이다. 교육부는 이 문제와 관련해서는 향후 복지부와 논의할 방침이다.

 

무엇보다 교육부의 서남의대 폐지 결정은 정부가 부실교육에 대해 사정의 칼을 빼들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실제 교육부는 부실한 의과대학 임상실습 운영을 막기 위해 고등교육법 시행령 및 대학설립․운영규정 개정을 추진중이다.

 

조만간 의과대학 임상실습 조치에 대한 교육부장관의 평가 및 법령 위반에 따른 제재기준을 마련, 부실교육을 자행하는 대학에 냉혹한 평가의 잣대를 드리우겠다는 계획이다.

 

특히 법령 개정이 완료되면 서남의대를 포함하여 부속병원을 갖추지 못한 의과대학에 대하여 평가를 거쳐 학과를 폐지토록 한다는 방침을 분명히 했다.

 

교육부 관계자는 “올해 중으로 제재기준 마련 작업을 모두 마무리 짓고 내년부터는 부실 의과대학에 대해 객관적 평가와 엄중한 처벌을 적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어 “관동대학교 의과대학 등 현재 부속병원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 학교가 최우선 타깃이 될 것”이라며 “더 이상 부실교육 의과대학을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폐지 결정이 내려진 서남의대는 1995년 3월 의예과 첫 신입생이 입학한 것을 시작으로 2001년 1기 졸업생이 나왔다.

 

입학정원은 49명으로, 2013년까지 총 500명 이상의 졸업생을 배출했다. 한 해 평균 44~45명의 학생이 졸업장을 받았다.

 

2003년 한국의학교육평가원이 진행한 ‘의과대학 인정평가’에서 ‘조건부 인정’을 받아 부실교육의 서막을 알렸고, 4년 후 2주기 평가에서는 아예 평가 자체를 거부하며 논란의 중심에 섰다.

 

부실교육은 물론 재단의 비리 문제까지 언론에 오르내리기 시작했고 이에 따른 위기의식이 팽배, 의대 부실 운영에 대한 문제제기가 재학생과 의료계 등 전방위적으로 이뤄졌다.

 

결국 보건복지부는 지난해 기준을 충족하지 못한 서남대 남광병원의 수련병원 지정을 취소하기에 이르렀고, 교육부는 특별감사를 실시했다.

 

그 결과 총장 등 대학 관계자 19명의 중징계 조치와 더불어 의과대학 재학생 및 졸업생의 무더기 학점취소 처분이 내려졌고, 7일 ‘회생 불가’ 판정과 함께 폐지가 최종 결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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