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로 닷새째 단식농성 김용익 의원
'진주의료원 정상화될 때 까지' 외치며 국회 본관 2층 자리매김
2013.04.07 20:00 댓글쓰기

 

5일째다. 민주당 김용익 의원이 진주의료원 정상화를 위해 단식 농성에 들어간 지 오늘로 5일째를 맞고 있다. 국회 본관 2층 출입문 안쪽에서 그는 60세의 나이에 소금과 물만 먹은 채 문을 통해 스며드는 찬바람을 버티고 있다. 김 의원이 진주의료원 정상화에 사즉생의 심정으로 대처하는 이유는 그가 우리나라 공공의료 기틀 조성에 큰 몫을 담당해왔기 때문이다. 그는 전국민 건강보험 적용 시대를 주도적으로 이끌었고,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설립에 관여했다. 1998년 보건복지부 의약분업실행위원회 위원으로 활동, 2006년 대통령비서실 사회정책수석비서관으로 임명되는 등 우리나라 공공의료체계의 산증인이다. 그런 그에게 진주의료원 폐업 결정은 예삿일이 아닐 수 없다. "진주의료원이 정상화 될때까지 단식을 하겠다"고 선언한 그를 지난 5일, 국회 본관 농성장에서 만났다.

 

- 단식 농성까지 결행한 계기

홍준표 경남도지사가 병원 휴업을 강행했다. 나는(각 계의 반대가 이어지는 만큼 좀 더 기다릴 줄 알았다. 보건복지부는 지자체가 하는 일이라 개입하기 어렵다는 의견을 표명했다. 새누리당도 마찬가지다. 오늘 새누리당 당정협의가 있다고 해서 그제 밤에 어쩔까 고민하다가 발언을 준비했다. 그런데 말로 하는 것은 의미가 없겠다는 생각을 했다. 단식을 하든지, 삭발을 하든지 해야 한다고 느꼈다. 고민하다가 단식을 하기로 결정하고 아침에 출근했다.

 

- 진주의료원 폐업 결정 처음 들었을 때

우리나라 공공병원은 여러 가지 약점이 있다. 국민들 인식이나 경영상태가 좋지 않다. 그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공공병원, 특히 지방의료원을 부담스럽게 생각한다. 폐업을 결정했다고 들었을 때, 특히 홍 지사가 그런 얘기를 했다 길래 진행이 복잡하겠다고 예측했다.

 

- 진주의료원이 폐업된다면 공공의료에 끼칠 영향

사실 작년에도 강원도의회가 강원도 공공병원을 매각하겠다고 나선 적이 있다. 그때도 여러 단체가 곳곳에서 일종의 저항을 해 1년 정도 유예기간을 두고 방법을 모색하는 것으로 일단락이 됐다. 나는 금년에 강원도와 그런 문제가 생길 거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뜻밖에 홍 지사가 진주의료원을 폐업을 하겠다고 나왔다. 만약 진주의료원이 폐업되면 강원도뿐 아니라 여러 곳에서 일파만파 파장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렇기 때문에 이번 사태를 심각하게 받아들인다.

 

- 지난 4일 홍준표 지사의 "민간이 공공의료를 대체할 수 있다" 취지 발언에 대해 어떻게 생각

공공의료의 역할에 대한 생각이 전혀 다르다. 홍 지사나 우리나라 많은 사람들이 가난한 사람들을 돌봐주는 것이 공공의료 역할의 전부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것에 전부가 아니다. 가난한 사람들을 위한 의료는 건강보험의 보장성 확대로 풀어야 하는 문제다. 공공의료가 가난한 사람들을 돕는 곳이라는 한정된 인식은 우리나라에 건강보험이 없을 때 가난한 사람들이 갈 곳이 없어 공공병원을 찾은 것에서 시작됐다. 그 이미지가 고착된 것이다. 건강보험의 보장성이 강화됐음에도 여전히 의료비가 부담스러운 계층이 남아있기 때문에 공공의료가 감당해주고 있기는 하지만 그것이 공공의료의 본질적인 역할은 아니다.

 

- 공공의료의 본질적 역할은 무엇이라 생각하는가

두 가지가 있다. 질병의 예방적 관리와 적정진료다. 노인들이 건강하게 노년생활을 꾸리기 위해서는 젊었을 때부터 건강관리를 해야 한다. 그 관리를 해주는 것이 공공의료기관의 본질적 역할이다. 홍 지사는 그런 것에 대한 아무런 인식이 없는거다. 많은 사람들이 그런 것처럼. 또 하나는 적정진료를 하는 것이다. 과잉진료, 과소진료를 하지 않고 적합하게 진료하는 것이 공공의료가 해야 할 가장 중요한 역할이다. 일산에 암센터 경우 진료를 비싸게 하지 않는다. 가장 적합하게 한다. 암센터에서는 암 관리, 예방, 관리법, 적절진료 방법 등에 대한 정책 개발과 연구를 많이 한다. 의료계를 그러한 방향으로 끌고 나가는 것이 공공의료의 역할이다.

 

-공공의료의 비중이 점점 적어지고 있는 것에 대해

80~90년대부터 거의 대부분의 의료정책 전문가들이 공공의료 강화를 이구동성으로 주장하고 있다. 80년대까지는 공공의료가 전체의 20% 수준을 유지했는데 90년대 이후에는 10%대로 내려갔다. 나는 공공의료가 주도적인 수준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본다. 보완론이 아닌 주도론이다.

 

-그간 지원이 충분했다는 주장도 있는데

우리나라는 공공병원에 지원할 생각이 아예 없었다. 박정희 정권 때부터 보건의료는 민간이 담당하고, 공공은 민간이 하지 못하는 부분은 보완한다는 것이 기조였다. 그런 생각이 많은 사람들의 가치관으로 굳어져 지금까지 그 기조가 변화 없이 이어졌다. 뒤집어진 적이 없다.

 

-수가가 낮아 의료기관의 적자가 불가피하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공공의료기관의 경우 방만한 경영 때문에 아니라면 적자가 난다고 꾸중하면 안 된다. 이것은 건강한 적자에 해당한다. 건강한 적자에는 두 가지 종류가 있다. 하나는 적정진료로 인한 적자다. 건강보험 수가체계에서 생기는 적자를 의미한다. 다른 한 가지는 질병의 예방과 건강증진에 쓰인 돈 때문에 생기는 적자다. 이런 사안에 대해서는 수익성을 따지면 안 된다.

 

-지방의료원 재정 확대 방안은

지방의료원 재정 확대에 대한 이견은 없을 것이다. 다만, 그런 것은 여당이 스스로 생각해 주도해야 한다. 물론 야당도 아이디어를 내지만 정부를 맡기로 한 것이 여당이니까 기본적으로 여당에 더 큰 무게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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