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병원그룹이 서울역에 동양 최대 규모의 불임센터를 개소한다. 경쟁 관계인 제일병원과는 불과 자동차로 15분 거리다. 두 맞수 간 치열한 경쟁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26일 차병원그룹은 서울역 앞에 위치한 중구 한강대로 416번지 서울스퀘어 건물 2~3층에 1500평 규모의 불임센터를 오는 11월 개소한다고 밝혔다.
차병원그룹 관계자는 “불임센터로 유명한 차병원의 강북 진출이라는 상징적인 의미가 있다”며 “서울역이 교통의 요지이기 때문에 환자들의 접근성이 더욱 높아지게 됐다”고 전했다.
차병원의 강북 진출로 불임 환자들 선택권은 넓어지게 됐다. 하지만 상권이 겹치는 제일병원에는 ‘위협’일 수밖에 없다.
제일병원은 올해 정초부터 환자 선호도가 높은 난임 분야 유명 교수 3인을 차병원에 내 준 아픈(?) 기억이 있다.
강인수, 궁미경 교수는 지난 1월 16일, 김진영 교수는 하루 뒤인 17일 제일병원을 동시 퇴사해 5월부터 강남차병원 여성의학연구소에서 진료를 시작했다.
이 중 제일병원에서 특히 러시아 환자 충성도가 높았던 강인수 교수의 경우 현재 강남차병원 여성의학연구소에서 외국인 클리닉을 전담하고 있어 대표적 외국인 환자 유치 기관인 제일병원으로서는 뼈아픈 부분이다.
만약 이들 교수가 서울역 불임센터에 합류할 경우 제일병원 의료진은 한 솥밥을 먹던 식구와 정면으로 맞붙어야 하는 상황이다.
실제 차병원의 강북 진출설은 이들 교수의 제일병원 퇴사 결정 소식이 알려진 시기와 비슷한 시점부터 의료계에 회자되기 시작했다.
제일병원은 차병원의 강북 진출을 경계하고 있지만 해 볼만 하다는 분위기다. 내원한 난임 환자의 70% 이상이 수도권을 제외한 지방 환자이고, 60% 이상이 다른 병원에서 실패하고 마지막에 찾는 병원이라는 자신감에서다.
제일병원 관계자는 “위협이 되는 것은 부인할 수 없다”면서도 “지난 50년 간 축적된 노하우와 양질의 임상 데이터를 근거로 한 난임치료 전문성은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