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살이 아니었다. 중소병원들의 간호인력난 체감도는 심각한 수준이었다. 상급종합병원과 학교법인 소속 대학병원을 제외한 대부분이 간호인력난에 시달리고 있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간호사 부족현상에 대한 병원계의 읍소가 오랜기간 지속돼 왔지만 실제 얼마나 심각한 상황인지, 그 실태를 확인한 조사는 이번이 처음이다. 더욱이 정부기관 차원에서 이뤄진 조사인 만큼 신뢰성은 더한다는 평가다.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이 최근 발행한 ‘2016 중소병원 경영지원 및 정책개발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간호사 인력난을 묻는 질문에 종합병원 55.7%, 병원급 47.2%가 ‘매우 심하다’라고 답했다.
반면 상급종합병원들은 간호인력난에 따른 고충이 상대적으로 적었다. 이들 기관은 ‘매우 심함’이라고 답한 경우가 11.1%, ‘심한 편’이라는 응답도 16.7% 밖에 되지 않았다.
설립형태별 조사에서도 의료법인은 ‘매우 심함’이 57.3%, ‘심한 편’이 20.4%로 전체 77.7%가 간호사 부족에 의한 고충이 상당한 것으로 파악됐고, 국공립기관 역시 ‘매우 심함’ 33.3%, ‘심한 편’이 33.3%로 절반이 넘었다.
반면, 학교법인과 특수법인 사정은 좀 나았다. 학교법인은 ‘매우 심함’ 26.1%, ‘심한 편’ 21.7%였고, 특수법인은 ‘매우 심함’ 30.8%, ‘심한 편’ 7.7%였다.
소재지로는 대도시와 중소도시보다는 군지역의 인력난이 심각했다. 군지역에서 간호인력난이 ‘매우 심함’이라고 답한 비율은 71.9%로, 대도시(45.1%)와 중소도시(45.6%)보다 높았다.
병상별 분류로 봤을 때 간호사 인력난이 가장 심한 의료기관은 100병상에서 299병상 사이의 병원이었다.
이들 병원은 간호인력난에 대해 53.9%가 ‘매우 심함’이라고 답해, 300병상 이상(37.7%)과 100병상 미만(43.1%)보다 상대적으로 높았다.
전체 의료기관의 2016년 간호사 인력난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답변이 68.6%에 달했다. ‘매우 심함’이라고 답한 의료기관이 47.4%였고, ‘심한 편’이라고 답한 곳은 21.1%로 나타났다.
‘전혀 심하지 않음’(6.9%)이나 ‘심하지 않은 편’(10.6%)라는 긍정적인 답변은 17.4% 밖에 되지 않았다.
다만 '간호인력난이 심해졌다'는 응답은 전년보다는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2015년 전체 374곳의 의료기관 중 78.1%가 부정적인 답변을 했으나, 2016년에는 68.6%로 줄었다.
그러나 ‘매우 심함’이라고 답한 비율이 2015년 46%에서 2016년 47.4%로 늘어 간호인력난이 양극화 양상을 나타내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