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박대진 기자] 의료인력난에 신음하던 병원계가 수급문제 자체 해결을 위한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 과연 어떤 성과를 거둘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대한병원협회(회장 임영진)는 18일 서울 롯데호텔에서 의료인력 수급문제 완화를 위한 자율개선 추진 협약식을 진행했다.
이번 협약식은 병원 현장의 인력수급 문제를 완화하고 정부 정책의 실효성 제고를 위해 병원계가 앞장서서 의료인력 운영에 대한 자율개선을 추진하기 위해 마련됐다.
협약 대상은 국립대학교병원장협의회, 사립대학교의료원협의회, 대한중소병원협회, 상급종합병원협의회 등이다.
병원협회가 이들 단체와 추진할 핵심과제는 △대학병원 정년퇴직 의사의 지역병원 근무 활성화와 △간호사 채용제도 개선 등이다.
국내 활동 의사수는 OECD 평균에 비해 낮은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신규 의사 공급은 제한적이어서 수급 불균형 해소를 위한 정책 효과가 미미한 실정이다.
때문에 정년퇴직 의사의 기술과 연륜을 지역병원에서 발휘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된다면 의사인력난 완화는 물론 지역 의료서비스 질 향상도 기대할 수 있다는 판단이다.
여기에 국가의 고령자 취업 장려와 고령화에 따른 경제활동 연령 확대 등을 감안하면 정년퇴직 의사의 중소병원 채용 활성화의 당위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이를 위해 병협은 여러 단체들과 함께 지역병원 전문의 채용 정보 공유 등 정년퇴직 의사의 재취업을 위한 정책 방안 마련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중소병원들의 가장 큰 고충인 간호인력난 해소 방안도 모색한다. 가뜩이나 부족한 간호인력의 다른 분야로의 이탈을 최대한 줄인다는 목표다.
실제 지난해 기준으로 활동 간호사의 약 23%가 의료기관이 아닌 다른 분야에서 근무 중이다. 더욱이 보건산업 성장과 공공기관의 간호사 수요 증대에 따라 이러한 현상은 지속될 전망이다.
간호간병통합서비스 확대 등 간호인력 수요는 해마다 증가하고 있지만 의료기관 외 타산업 분야로의 이탈로 인해 일선 병원들이 활동 간호사 확보에 애를 먹고 있는 상황이다.
무엇보다 간호사들의 병원 근무 기피현상이 확산되고 있음에도 근무환경 개선에는 한계가 있어 병원들은 속만 태우고 있는 실정이다.
뿐만 아니라 12.4%에 달하는 간호사 이직률은 간호인력 공급 확대와는 별개로 수급 문제 해결의 또 다른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에 병협은 간호사 채용, 이직 경로, 근무환경 개선 전반에 대한 면밀한 검토를 통해 의료기관의 안정적 간호인력 수급을 위한 대안을 마련해 정부에 건의한다는 계획이다.
임영진 회장은 “날로 심각해 지고 있는 병원 현장의 인력수급 문제를 완화하고 정부 정책 실효성에 힘을 보태주기 위해 자율개선에 나섰다”고 말했다.
이어 “병원계의 협력으로 의료인력난이 심각한 지방병원과 중소병원 의료인력 운용에 숨통을 틔워주고 지역사회 의료서비스 질 제고에도 도움이 되길 기대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