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상급년차 레지던트 모집은 ‘혹시나’ 했던 기대감을 저버리고 ‘역시나’로 마감됐다.
25일 데일리메디가 전국 주요대학병원 상급년차 레지던트 모집 현황을 확인한 결과, 강북삼성병원 산부인과 2년차에 지원자가 한명 있었을 뿐 그 외 병원은 지원자가 전무했다.
강북삼성병원은 산부인과 2년차 1명, 비뇨기과 2, 3, 4년차 각 1명, 진단검사의학과 2년차, 병리과 2년차, 핵의학과 2, 3, 4년차를 각 1명씩 모집하려 했지만 산부인과를 제외한 나머지 과는 실패했다.
강북삼성병원 산부인과 2년차에 지원한 전공의는 지난 6월부터 강북삼성병원에서 일반의로 근무하다가 지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부천성모병원과 서울성모병원, 성빈센트병원의 인력을 공개모집한 가톨릭중앙의료원은 단 한명의 전공의도 충원하지 못했다.
강원대병원과 강동성심병원, 건국대병원, 고대의료원, 세브란스병원, 서울아산병원, 인하대병원 등도 지원자가 없기는 마찬가지다.
서울소재 A대학병원 교육수련부장은 “부족한 인력을 채우기 위해 몇몇 과에서 지원자를 받았으나 역시나 없었다”면서 “말이 육성 지원과목이지 현실은 참담하다”고 말했다.
이번 상급년차 레지던트 모집은 거듭되는 기피과 전공의 공백을 해소하기 위해 보건복지부 수련환경평가위원회가 기존 수련병원별 단위 모집에서 전국 병원별 지원과목과 수련 년차, 모집인원까지 공개모집으로 전환했지만 올해 역시 지원자가 없어 전 병원 미달로 마감했다.
이번에 모집 대상인 육성지원과목은 외과, 흉부외과, 산부인과, 비뇨기과, 결핵과, 방사선종양학과, 진단검사의학과, 병리과, 가정의학과, 핵의학과, 예방의학과 등 11개 전문과목이며 모집 대상인원은 모두 204명이었다.
수련환경평가위는 25일까지 접수를 마감하고 27일~28일까지 면접을 거쳐 8월말 합격통보 후 9월부터 근무를 실시한다.
그동안 모집 공고에 대한 정보 공유가 제한적이었고 이번에는 각 병원별 자세한 정보가 공개돼 기대를 모았지만 역시나 제로베이스다.
B대학병원 교육수련부장은 “상급년차 지원율은 원래 0에 가까웠다”면서 “지난해에도 전국을 통틀어 2명밖에 없었던 것으로 알고 있다. 이번 역시 기피과에 상급년차는 어렵다”고 토로했다.
이 교육수련부장은 “각 전문과목 마다 미달된 인력이나 이탈자의 공백으로 인한 추가 인력이 필요하지만 상급년차 전공의 모집은 워낙 지원자가 없기 때문에 정말 답답한 몇몇 과를 제외하고는 신청조차 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상급년차 레지던트 지원자격은 사직 후 1년이 경과(해당 지원과목 최종 사직일 기준)했거나 해외에서 수련 받은 경우, 타과 전문의 자격증 소지자 또는 취득 예정자이어야 한다.
때문에 실제 지원자가 없는 것이 현실이다. 하지만 각 병원들은 전공의 정원을 한명이라도 늘리고자 안간힘을 쓰고 있는 실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