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공의 사직투쟁 본격화…교수들 '응원·우려'
상처받은 제자들 보며 '울분·안타까움' 피력…최후의 카드 '집단행동' 촉각
2024.02.17 06:59 댓글쓰기



[서동준‧이슬비 기자] 전공의 집단사직이 잇따르면서 대학병원 등 일선 수련병원에 비상등이 켜졌다.


스승인 교수들이 대책회의를 열어 당직 일정을 조정하고, 수술을 보류하는 등 진료공백 최소화를 위해 안간힘을 쏟고 있다.


교수들은 정부의 무모한 의과대학 입학정원 확대에 격분한 제자들의 행동을 지지하면서도 한편으로는 극단적 선택에 우려하는 반응도 보였다.


빅5 병원 마취통증의학과 A교수는 “수술 등 예정된 진료들은 교수들만으로 최대한 소화하겠다는 각오지만 전공의 공백이 길어지면 많이 힘들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 소재 한 상급종합병원 정형외과 B교수는 “아직 결근자는 없지만 다음 주 수술은 일단 다 보류했다. 입원도 못시킬 것 같다”고 전했다.


빅5 병원 전공의들은 오는 19일 전원 사직서를 제출하고 20일 오전 6시부터 진료중단을 선언한 상태다. 교수들은 이러한 전공의들의 행보를 압박하는 정부를 비판하며 반감을 나타냈다.


A교수는 “전공의들에게 나가지 말라고 설득할 수도 없는 입장이다. 자꾸 화를 돋우는 말들만 계속하는 정부가 답답할 뿐”이라고 말했다.


이어 "교수들도 전공의들을 지지하는 분위기"라며 "2000명 증원해서는 교육도 안되고 우려되는 점이 많다. 정부가 어떻게 나오느냐에 따라 교수들도 함께 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수도권 종합병원 C교수도 "정부의 공포 분위기 조성은 전공의들을 더욱 자극할 뿐"이라며 "젊은의사들은 선배의 파업 선동과 만류에 영향을 받지 않는 세대"라고 말했다.


이어 “교수들 분위기도 좋지 않다. 2020년보다 교수들은 더욱 강경한 입장이다. 당시만해도 명분 없는 파업이라는 의견이 일부 있었는데 지금은 그런 것도 없다”고 덧붙였다.


경기 소재 상급종합병원 재활의학과 D교수는 “전공의들이 상처를 많이 받았다”며 교수들도 격분한 상태다. 지금은 말을 안하고 그냥 가만히 있을 뿐”이라고 말했다.


수도권 소재 대학병원 교수회 회장을 맡고 있는 E교수는 “정부 의도를 잘 모르겠다”며 “2000명이 증원되면 누구라도 교육을 제대로 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빅5 병원 소속 F교수는 “교수들이 전공의 파업을 응원하고 있다. 오는 20일부터 자리를 비우면 교수, 펠로우들이 지원할 예정인 만큰 일단 나가라고 독려 중”이라고 전했다.


마지막 카드 조기 등판, 투쟁 전략 부재 우려도


한편에서는 전공의 사직이라는 최후의 보루가 너무 빨리 나온 게 아니냐는 우려도 있다.


A교수도 “일단은 너무 화가 나니 나가는 듯 하다. 전공의들도 지금 당장 마땅한 대책이 있는 것 같지는 않아 걱정되는 부분이 있다”고 전했다.


상급종병 정형외과 F교수는 "전공의나 의대생 투쟁은 마지막 카드"라며 “지휘부도, 전략도 부족한 듯 싶다. 감정적이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출구전략도 문제다. 언제까지, 또 무엇을 달성하면 투쟁을 멈출 것인지 정해진 것이 없다. 투쟁 시작부터 벼랑 끝에 있는 셈”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또 “정부가 더 강경하게 나올지 모른다. 실제 처벌은 나중에 법원에서 판단하는 것이지만, 그 기간동안 전공의들이 고통받을 수 있다. 나중에 뒷수습은 어떻게 할지 걱정이 앞선다”고 말했다.



댓글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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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짃한 사람 02.18 16:46
    의대정원 2,000명 증원 소식을 접하고 눈과 귀를 의심했습니다. 머리수술을 하기 위해 도끼를 들고 덤비는 격이군요. 필수의료나 의료취약지 문제해결과 전혀 상관없는  정책입니다. 복지부 공무원들과 무식한 어용학자 몇 명이 선량한  대부분의 의사들을 범죄자로 몰고 가는 현실이 참으로 기가 막힙니다. 문제의 본질이나 해결책은 의료현장에서 오랫동안 일을 했던 전문가들의  의견을 경청하는 것입니다. 협박은 인간을 가장 비참하게 만드는 아주 비열한 행워입니다. 대다수 의사들은 어려운 의료환경을 감내하며 국민건강 수호자로서 지금도 고군분투하고 있음을  고려해주시면 좋겠습니다.
  • 부모 02.17 22:38
    이번 사태에 대해 같은 마음으로 하나로 가야지 이런 악질정치가 되풀이 되지않겠지요. 교수님도 도와주시길.
  • 교수3 02.17 13:54
    학생들 전공의들 응원합니다. 돌아올 수 있을 때 돌아올 수 있도록 자리를 지키고 있는 것이지 외면하는 것이 아닙니다.
  • 왜 갑자기 2천명 증원일까? 02.17 12:39
    정상적 사고를 가졌다면 절대 저런 생각을 안할건데...  의료인만 5년간 2만 5천명이상 10년이면 5만명이상 양산인데.. 의대 쏠림은 향후 10년이상 지속될 것을 알고 있었을건데...  한국경제의 중추인 이공계 몰락을 충분히 예상 했을건데.  왜 정부는 저런 선택을 했을까.  선거를 앞두고 포플리즘 정책으로 도박질을 한건가.  어디가서는 이공계 지원하다고 하면서 R &D  삭감으로 연구하는 사람들은 다 싫어 하던데.  단지 의사가 싫고 의사와의 대결 구도를 만들고 싶은건가.    의사에 대해 적개심을 가진 복지부 공무원과 설대 김모 교수와 정치적 목적을 이루려던 그들의 합작품 같다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다.  각자 자기 생각에 사로잡혀 나라의 큰 그림을 보지 못하는 우를 범한다는 생각이 든다.
  • 교수2 02.17 09:29
    전적으로 동의합니다
  • 교수 02.17 07:15
    교수님들 제자들이 다치면 교수님들도 행동이 필요합니다 저는 제자들이 다치는 순간 저도 파업에 동참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