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대생 필수의료 전공 '84%→19%' 추락
투비닥터, 의대생 859명 설문···"수련 않고 일반의(GP)·해외 진출"
2024.04.01 12:51 댓글쓰기

정부의 의대 정원 확대 정책으로 전공의에 이어 교육 이수 당사자인 의대생들의 필수의료 전공 의지가 곤두박질친 것으로 나타났다. 


인턴·전공의 수련 과정이 불필요하다거나 해외에서 수련하고 싶다고 느끼는 의대생도 정부 정책 발표 이후 급증했다. 


의대생 단체 투비닥터(대표 김경훈)은 1일 '정부 정책에 따른 의대생 진료과에 대한 인식 변화 연구(연구책임자 인천성모병원 외과 이준서 교수)' 일환으로 전국 의대생을 대상으로 시행한 설문 결과를 공개했다.


이번 설문은 금년 3월 20일부터 25일까지 의대생 859명이 참여했다. 


이준서 교수는 "의대생들의 진로에 대한 인식은 앞으로 의료환경이 어떻게 변할지 가장 극명하게 보여주는 지표"라며 "정부는 이번 설문조사 결과가 어떤 의미를 갖는지 고려해볼 필요가 있다"고 취지를 밝혔다.. 


설문 결과, 내과·외과·산부인과·소아청소년과·흉부외과·응급의학과·신경과·신경외과 등 '바이탈과'를 진지하게 고려 중인 의대생은 83.9%에서 19.4%로 급락했다. 


내과·외과 지원 의사 5분의 1로 '뚝'···"수련 않고 일반의" 20배 급증  


정책 발표 전후 의대생들이 1순위로 희망하고 있던 전공과에 대한 응답도 크게 변동이 있었다. 


우선 내과와 외과에 지원할 의사가 있는 의대생은 전체 25.6%에서 4.5%로 5분의 1 이하 수준으로 떨어졌다. 


수련하지 않고 일반의(GP)가 되겠다는 응답은 0.8%에서 21.2%로 급증해 '결정하지 못했다'는 응답(37.4%)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 


또 피부과, 안과 등 非 바이탈과에 대한 선호가 급증한 한편, 정책 발표 이전 선호도 상위 5위를 기록한 신경외과와 외과가 선호도가 급락했다. 


특히 소아청소년과, 산부인과, 응급의학과, 흉부외과 희망자는 1% 미만으로 떨어졌다. 


희망하는 전공과가 변한 이유는 ▲과에 대한 부정적 전망(29.3%) ▲의대 증원 및 '필수의료패키지'에 대한 반대(24.7%) ▲의사에 대한 부정적 사회인식 및 존중 부재(20.9%) ▲소송에 대한 걱정(11.5%) ▲근본 원인 해결에 대한 정부 의지 부재(4%) 등이 있었다. 


투비닥터는 "필수의료과에 종사하고자 마음을 먹었던 의대생들이 정책 발표를 기점으로 상당히 이탈했다"며 "전공을 결정하지 못한 의대생 수도 2배 이상 늘어, 정부 정책으로 의대생들이 혼란을 겪고 있다"고 해석했다. 


의대생 A씨는 "많은 수련을 하지만 보상이 적절치 않고 희생정신과 사명감만으로 일하길 요구한다"고 말했고, B씨는 "전공의의 열악한 처우와 국가·국민이 그들을 대하는 태도를 보고 수련을 거쳐야 한다는 생각 자체가 사라졌다"고 털어놨다. 


C씨는 "바이탈과는 커녕 한국에서 의사를 하는 것에 대해 비관적이다"고 토로했다. 


의대 증원·필수의료패키지 발표 후 미국 등 해외진출 '1.9%→41.3%'


이처럼 한국에서의 의사 생활을 비관적으로 바라보는 의대생들은 해외 수련도 진지하게 고려하고 있었다. 


정부 정책 발표 전후로 해외 진출에 대한 고려는 1.9%에서 41.3%로 급증했고, 대상 국가는 미국이 67.1%로 가장 많았고 일본이 24.7%로 뒤를 이었다. 


의대생 D씨는 "국내서 의료를 행할 때 지금 사태와 같은 의료개혁이 정치 수단으로 쓰여 계속해 일어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안정적으로 의료를 해나갈 수 없을 것 같다"고 전망했다. 


처우 및 보상과 관련해서는 "해외는 바이탈과에 대한 인식이 좋으며 그에 대한 보상도 잘 이뤄진다"며 "좋은 환경에서 수련이 가능하다"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 


설문을 진행한 김경훈 투비닥터 대표(서울아산병원 전공의), 박정은 단국의대 학생, 박연정 경희대 학생은 "정부의 일방적 정책 시행으로 의대생 반작용이 발생한 사실에 주목해야 한다"고 짚었다.


이들은 "정부는 정책으로 의료인력을 확충하고 특히 필수의료를 강화하겠다는 의지를 보였지만 정작 의대생들은 GP, 해외진출 등 제3의 선택지를 고려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부연했다. 


연구진은 오는 2024년 제40차 한국의학교육학회 학술대회에서 해당 연구를 발표할 예정이다.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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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어찌 04.02 17:09
    잘 생각했다.

    공장에선 일손이 부족하다. 너희들이라도 가주면

    구인에 도움이 되겠습니다.
  • 가짜판새 04.01 13:40
    필수과 전공의들 숨통을 끊어버리네. 사명감으로 하려는 전공의 희망자들 못하게 대못을 박아버리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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