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째 장기화된 의정갈등 속에 제89회 의사 국가시험(국시) 필기시험이 시작됐다.
대부분의 의대생이 정부의 의대정원 확대에 반발해 수업과 국시를 거부한 살얼음판 같은 분위기가 국시 시험장에서도 감지됐다.
후배들과 의료계 선배들이 나서 국시 응시자들을 격려하는 활기찬 응원 문화가 근래 코로나19와 소음 민원 등으로 줄어들기 시작했지만, 이날은 전혀 찾아볼 수 없었다.
데일리메디는 이틀 간 치러지는 필기시험의 첫날인 9일 경기 성남시 소재 한국보건의료인국가시험원(국시원) 경기성남시험센터를 찾았다.
과거 국시 시험장 앞에 목격되곤 했던 의대생들이 전국 각지에서 타고 온 응원버스, 현수막, 피켓 응원단, 커피차를 비롯해 얼굴을 비추러 온 의료계 관계자 등은 없었다. 응시자들을 태우고 온 보호자 승용차 몇 대만 폭이 좁은 시험장 입구 앞에 서 있었다.
오전 8시부터 입실이 시작되자 영하 10도 날씨에 패딩과 목도리 등으로 무장한 응시자들이 하나둘씩 모습을 드러냈다.
응시자들은 정리한 노트를 보면서 시험장 건물 계단을 오르거나 엘리베이터를 탔다. 대부분이 말 없이 혼자 움직였지만 서로를 알아보고 가벼운 인사를 하는 응시자들도 있었다.
시험장 3층에는 시험실이 마련됐다. 시험실 입장 전(前) 응시자들은 시험실 배정표를 확인했다. 이 공간 역시 고요했다. "시험 잘 보라"는 국시원 관계자들 격려만이 유일한 응원이었다.
국시원에 따르면 이번 필기시험에 지난해의 10분의 1 수준인 304명이 응시했다.
지난해는 전국 15개 시험장에서 시험이 치러졌지만 올해는 총 7곳의 상설시험장이 마련됐다. 경기성남·부산경남·대구경북·광주전남·대전충청·제주·전북전주 시험센터 등이다.
경기성남시험센터에서는 197명이 5개 시험실에서 시험을 본다. 4개 시험실에 각 42명씩의 자리가 마련됐고 1개 시험실에서 34명이 시험을 봤다.
이번 필기시험 결과는 1월 22일 발표된다. 지난해 10월 발표된 제89회 의사국시 실기시험에서는 응시자 347명 중 266명이 합격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