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박대진 기자
] 코로나
19 사태 장기화에 따른 환자 감소로 고사 위기에 놓인 중소병원들이 위험한 확률게임을 벌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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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 개월째 지속되는 전염병 사태로 악화일로에 놓인 경영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방역 수준 완화’라는 극단의 조치를 내리는 병원들이 늘고 있기 때문이다.
병원계에 따르면 최근 일부 중소병원을 중심으로 선별진료 운영을 중단하거나 내원객 대상 발열체크 등 방역체계를 완화시키는 움직임이 확산되고 있다.
코로나19로 의료기관 방문을 기피하는 환자들에게 방역 문턱을 낮춰 내원을 유도하기 위한 고육지책이라는 분석이다.
그동안 확진자 내원에 따른 파장을 우려해 출입구부터 철저한 방역체계를 가동했지만 이러한 시스템이 오히려 환자들을 위축시켜 병원 방문을 꺼리게 하고 있다는 판단에 기인한다.
이에 따라 일부 중소병원들은 환자들에게 위화감을 조성할 수 있는 선별진료 천막을 철거하거나 발열체크, 문진 등의 절차를 생략하고 있다.
‘보다 철저한 방역’을 주장하던 의료진 역시 소속된 병원의 심상찮은 경영상황을 감안, 병원 문턱 낮추기에 동참하는 분위기다.
이러한 방역 수준 완화 움직임은 일단 척추‧관절, 안과, 재활의학과 등 호흡기 질환과 무관한 질환을 다루는 전문병원 중심으로 전개되는 양상이다.
실제 서울의 한 척추‧관절 전문병원은 60%까지 떨어졌던 외래환자 수가 방역 수준 완화 이후 90% 이상 회복됐다. 문턱 낮추기 효과를 톡톡히 본 셈이다.
경기도 소재 한 재활의학과 병원 역시 고심 끝에 발열체크와 문진 절차를 생략하기로 결정한 후 내원객 수가 확연히 증가했다.
하지만 특정 질환이 아닌 다양한 진료과목을 운영하고 있는 중소병원이나 종합병원들의 경우 방역수준 완화 필요성을 절감하면서도 섣불리 결단은 내리지 못하는 처지다.
혹시나 모를 확진자 내원 가능성이 여전한 만큼 병원 문턱 낮추기에 나섰다가 자칫 집단감염 사태에 맞닥뜨릴 수 있다는 두려움이 여전하다.
한 중소병원 원장은 “코로나로 죽나 굶어 죽나 매한가지라는 생각이 하루에도 수 십번 들지만 결단을 내리기는 쉽지 않다”고 토로했다.
또 다른 중소병원 원장은 “일부 병원들의 위험한 확률게임은 십분 이해하고도 남는다”며 “이 상태로는 버티기 힘들다는 절박함이 내린 결정일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대한병원협회가 전국 병원 98곳을 대상으로 코로나19 사태 이후 입원환자 수 변화 추세를 파악한 결과 최대 46%까지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조사결과에 따르면 코로나19 초기인 1~2월은 전년동기 대비 각각 –3.68%, -3.49%에 그쳤지만 감염병이 본격적으로 유행하기 시작한 3월 들어 평균 –26.44%로 급격히 감소했다.
규모가 작은 병원일수록 환자 감소 폭이 컸다.
전년동기 대비 상급종합병원의 환자 감소율은 –16.68%인 반면 종합병원과 병원급은 각각 –27.05%, -34.15%로 2배 정도 차이가 났다.
외래환자 감소폭은 더욱 극명했다. 3월만 보면 지난해 같은 달 대비 상급종합병원 –26.09%, 종합병원 –23.31%, 병원급 –46.68% 환자수가 감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