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백성주 기자] 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상황 호전과는 별개로 방역당국은 2차 대유행의 위험성을 경고하고 있다.
치료제 또는 백신이 없는 상태에서 집단면역이 기대만큼 생기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혈장치료의 경우 빠르면 오는 7월 가능해질 전망이다.
권준욱 중앙방역대책본부 부본부장은 지난 23일 오송 질병관리본부 청사에서 열린 정례브리핑에서 중화항체 연구와 관련한 내용을 소개했다.
중대본은 우선 대구·경북 지역의 코로나19 집단면역 현황을 알아보기 위해 혈액을 확보할 예정이다. 집단감염이 벌어졌던 이 지역에 항체가 어느 정도 형성됐는지 확인하겠다는 것이다.
권 부본부장은 “동의를 구한 후 혈액 검체를 확보해 항체를 조사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라며 “매년 진행 중인 입대 신체검사에서도 그 과정에서도 동의를 구해 혈액을 확보할 수 있다”고 밝혔다.
집단면역 수준을 통해 코로나19의 기초재생산지수를 확인하기 위해서다. 기초재생산지수는 한 사람이 지역사회에 전파할 수 있는 정도를 나타내 3일 경우 한 사람이 3명의 감염자를 발생시킨다는 의미다.
권 부본부장은 “전문가들은 코로나19의 기초재생산지수가 2.5~3 내외인 것으로 보고 있다. 기초재생산지수를 2.5로 봤을 때 지역사회 인구 60%에게 확실한 방어력이 있고 지속기간이 긴 항체가 형성돼 있으면 유행이 안 된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앞서 중대본은 환자가 감염 후 회복돼 항체가 형성된 다음에도 바이러스가 검출될 수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 ‘중화항체’ 분석시험을 실시했다.
25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분석한 결과 감염 후 모두 바이러스에 대항하는 중화항체가 형성된 사실이 확인됐다. 하지만 분석대상 환자 중 12명(48%)은 중화항체 형성에도 불구하고 호흡기 검체에서 코로나19 바이러스 유전자가 검출됐다.
이에 대해 중대본은 환자에 따라 중화항체가 형성되더라도 바이러스가 완전히 제거되지 않고 체내 남아있는 기간이 다를 수 있다고 추정, 추가연구를 진행 중이다.
항체가 존재하지만 검사에서 ‘양성’이 나온 12명에 대해선 바이러스 배양검사도 실시했으나, 1차로 전원 '음성'이 나왔다. 이에 따라 해당 바이러스 전염력은 거의 없거나 매우 낮다고 판단했다.
권 부본부장은 “어느 정도 표본으로선 의미가 있다고 판단한다”고 평가했다. 방역당국은 이번 조사를 통해 국내 지역사회에서도 얼마나 항체가 형성됐는지 조사할 방침이다.
"혈장치료제 생산업체 공모, 추가연구 통해 임상시험 수행"
완치자 혈액에서 바이러스를 무력화하는 ‘중화항체’가 담긴 혈장을 분리해 환자에게 수혈하는 혈장치료제 임상시험은 빠르면 7월부터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권준욱 부본부장은 “지난 3월부터 혈장치료제와 관련된 공동 연구가 시작된데 이어 현재 혈장치료제 생산이 가능한 업체를 공개모집하고 중”이라며 임상시험 시기를 7월말로 예상했다.
권 부본부장은 “혈장을 확보하고 혈장제제를 확보, 임상시험 시도를 계획하고 있다”며 “회복기 혈장과 관련해서는 이미 안내지침을 완성해 지난 13일부터 시행되고 있다”고 밝혔다.
코로나19 완치자 혈액에서 적혈구와 백혈구, 혈소판 등을 뺀 혈장을 다른 환자에게 투여하는 치료법이 혈장치료다. 회복된 환자의 혈액 속에 면역항체가 있다면 바이러스를 무력화할 수 있다.
국내에서는 2015년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 환자 치료를 위해 회복기 혈장을 사용한 적이 있다. 최근 세브란스병원에서 코로나19 중증 환자에 혈장 치료를 시도해 2명이 완쾌됐다.
권 본부장은 “코로나19 중화항체가 있는 혈장을 다른 환자에게 투여하면 그 안에서 중화항체가 코로나19 바이러스와 싸워 이겨서 치료가 되는 기전”이라며 “혈장을 약제처럼 정제해서 만드는 게 혈장치료제”라고 설명했다.
다만 그는 “다만 미국 NIH(국립보건원)는 치료 안내 지침을 통해 혈장치료나 혈장치료제 효과가 아직 명확하게 입증된 것은 아니라고 했다. 추가 연구는 더 필요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