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임수민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완치자의 혈장이 코로나19 환자 치료에 획기적인 효과를 보인다는 연구 결과가 제시되면서 완치자의 혈액이 수천만 원에 거래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뉴욕타임즈(NTY) 등은 바이오 업체인 '캔터 바이오커넥스'가 지난 3월 31일부터 4월 22일 완치자 혈액을 1㎖(20방울) 기준 최소 350달러(한화 약 43만원)에서 최고 4만 달러(약 5000만원)에 판매했다고 최근 보도했다.
코로나19 백신 또는 치료제 개발이 절실한 상황에서 미국의 일부 바이오기업들이 기증받은 혈액을 고가에 팔아 이윤을 남기고 있는 것이다.
혈장치료는 감염병에 걸렸던 환자 혈장에 병원체와 싸우는 각종 항체가 풍부하게 존재하는 데 착안, 회복기 감염자나 완치자 혈장을 환자에게 투여해 치료하는 방식으로 코로나19 치료제와 백신이 없는 상황에서 좋은 치료법이 될 수 있다.
최근 홍콩대 연구팀은 코로나19에서 회복된 사람들의 혈장이 코로나19와 싸우는 환자들의 바이러스 99%를 사멸시킬 수 있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항체 수치가 높을수록 혈액은 비싼 가격이 매겨졌으며 기증자에게는 100달러(12만5000원) 상당의 실비가 지급됐다.
코로나19 완치 후 혈액을 기증한 앨레시아 젠킨스씨는 "시애틀의 비영리 클리닉에 헌혈을 기증했는데 누군가 이익을 챙기고 있었다는 현실이 너무 슬프다"고 말했다.
캔터 바이오커넥스와 구매자를 연결해주는 인도의 한 업체는 완치자 혈액 샘플에 최고 5만 달러(약 6200만원)의 가격을 매기기도 했다.
혈액 거래는 주로 미국에서 이뤄졌지만 영국의 각 연구소도 주요 고객층이었는데 영국 보건법상 기증받은 혈액을 되파는 건 불법이지만 다른 나라에서 기증받은 혈액에 대해선 관련 규정이 없다 보니 그 틈새를 파고든 것이다.
뉴욕타임즈 등에 따르면 그동안 영국 정부는 저렴한 가격에 혈액 샘플을 연구소에 공급해왔지만 코로나19 사태 이후로는 각 연구소가 자체적으로 혈액을 확보해야 하는 실정이다.
혈장치료는 일반적으로 치료법이 개발되지 않은 감염병에 두루 응용할 수 있는 방법이지만 질환의 종류나 환자의 상태에 따라 효과에 큰 차이를 보이고 코로나19에 대한 혈장치료 효과 또한 아직은 뚜렷하게 입증되지 않았다.
이번 임상시험 연구를 주도하는 런던의 가이스 앤드 세인트 토머스 영국 국민보건서비스(NHS) 생명의학연구소는 완치자 150명에게 혈장을 기증받았다.
임상시험에서 혈장치료의 효과가 검증되면 NHS는 회복기 혈장을 확보하는 체계적인 프로그램을 운영할 계획이다.
국내 또한 GC녹십자가 국립보건연구원과 함께 코로나19 완치자 혈장을 활용한 혈장 치료제를 개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