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세 경영인 성적표···녹십자·현대 '저조'·일동 '호조'
2분기 영업실적 보고서 분석, 의미있는 부진·속절없는 하락 '상반'
2018.08.25 06:23 댓글쓰기

[데일리메디 양보혜 기자] 시험대에 오른 국내 제약사 오너 3세 경영인들의 2분기 성적이 공개됐다. GC녹십자 허은철 사장과 현대약품 이상준 사장은 부진한 모습이지만 일동제약 윤웅섭 사장은 약진했다.
 

24일 제약업계의 2분기 잠정 영업실적 보고서에 따르면 오너 3세 경영체제가 자리잡은 3개 회사의 명암이 엇갈렸다.

우선 2015년 대표이사로 선임돼 '오너 3세' 시대를 연 허은철 사장의 경영성과는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외형은 성장했지만 수익성이 떨어졌기 때문이다.


GC녹십자의 2분기 영업이익은 133억1200만원으로, 전년 동기대비 61.5% 감소했다. 당기순이익도 27억2200만원으로 지난해 2분기보다 37% 줄었다. 매출은 3418억3800만원으로 3.5% 증가했다.


매출은 소폭 상승했지만 수익성 감소가 컸던 이유는 연구개발비가 작년 2분기보다 18.9% 늘었고, 주력 사업 중 하나인 백신 부문의 부진이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된다.

백신사업부의 경우 내수는 390억원으로 전년 대비 16.8% 감소했고, 수출은 428억원으로 9.5% 하락했다. 수출 백신사업부에 속한 독감백신은 남반구의 독감환자 감소 및 경쟁 심화로 단가가 떨어져 위축됐다.

단, 혈액제제 사업부 성장은 양호했다. 내수는 836억원으로 작년과 비교해 5.6% 증가했고, 같은 기간과 비교할 때 수출 혈액제제는 271억원으로 34.8%의 오름세를 보였다.

영업이익이 약세를 보였지만, 허은철 사장이 강조하는 R&D 강화 및 글로벌 시장 확대 기조가 지속된다면 미래 전망은 어둡지 않다. 

실제 GC녹십자는 작년보다 R&D 투자 규모를 30% 확대할 방침이다. 또 혈액제제 사업 강화를 위해 브라질에 현지법인을 설립하고, 남미시장 공략을 위한 준비를 마쳤다. 
 
현대약품의 오너 3세 이상준 사장도 혹독한 성적표를 받았다. 창업주 고(故) 이규석 회장의 손자이자 이한구 회장의 장남인 이 사장이 올해 2월 취임한 후 현대약품의 영업실적은 반쪽이 난 상태다.

1분기 영업이익은 작년 같은 기간보다 55.4% 하락해, 2분기 실적 개선에 대한 기대감이 컸다. 그러나 2분기 영업이익도 1분기와 마찬가지로 반토막 났다.

현대약품의 2분기 영업이익은 5억1589만원으로, 작년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42.1% 축소됐다. 순이익도 4억8601만원으로, 전년 동기대비 20% 줄었다. 반면, 매출은 354억2764만원으로 작년 대비 0.9% 소폭 늘었다.


수익성은 줄어도 공격적인 R&D 투자에 나선 GC녹십자와 달리 현대약품의 매출액 대비 연구개발비 비중은 느리게 상승하고 있다. 증가폭도 미미하다.

올해 상반기 현대약품의 연구개발비는 77억원이며, 매출액 대비 R&D 비중은 11.5%다. 지난 2016년 6.7%, 2017년 10.3%로 증가폭 3.5% 정도였지만, 올해는 이보다 1/3 수준으로 떨어진 1.2%에 그쳤다.

업계는 현대약품의 수익성 하락 원인으로 전문의약품 부진을 꼽았다. 수 년째 지속된 저마진 구조로 인해 실적 개선이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수익 구조 개선이 필요하지만 돌파구를 찾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반면, 일동제약 윤웅섭 사장은 흐믓한 성적표를 손에 쥐었다. 외형 성장과 함께 내실 다지기도 잘 이끈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일동제약의 2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대비 26.6% 성장한 74억원, 매출액은 11.7% 늘어난 1256억원을 기록했다. 이 같은 추세를 지속하면 일동제약은 올해 연 매출 5000억원 달성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2017년 상반기 재고조정에 따른 베이스 효과가 있었고, 아로나민과 화장품 등의 매출 증가가 지속돼 성장률이 높았다


특히 컨슈머헬스케어 부문 매출액이 전년 동기대비 20% 가량 증가했다. 컨슈머헬스케어 부문 내 일반의약품 매출은 분기 사상 최대치인 417억원을 기록했다.


일동제약 효자제품인 종합활성비타민 '아로나민' 시리즈는 지난해 2년 연속으로 OTC 매출 1위를 차지했다. 반면, 약가인하로 인해 전문의약품 사업 부문 매출은 전년 동기대비 3% 증가한 692억원에 머물렀다.

2분기 R&D 비용은 25억원 증가한 106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매출액의 14.1%로 이전에 비해 크게 증가한 수치이다. R&D 투자에 집중하는 윤웅섭 사장의 기조는 앞으로도 유지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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