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성질환 잡아라' 3제 복합제 경쟁 후끈
하반기 제품 대거 출시, 일동·삼진·제일·종근당·대원 등 시장 공략
2018.10.25 18:05 댓글쓰기

국내 제약사들이 경쟁적으로 3제 복합제 출시에 나서면서 시장이 가열되고 있다. 수요가 많고 시장성이 풍부한 것이 원인으로 분석된다. 

대한고혈압학회·대한당뇨병학회·한국지질동맥경화학회에 따르면 당뇨병과 이상지질혈증을 동반한 환자는 72만7374명, 고혈압까지 동반한 환자는 140만7011명에 달한다.

이처럼 상당수의 환자들이 당뇨와 고혈압, 고혈압과 이상지질 혈증 등 동반질환을 갖고 있는 경우가 많아 제약사들이 복합제 개발에 뛰어들고 있다.

고혈압, 당뇨, 이상지질혈과 같은 만성질환을 앓게 되면 평생 약을 복용해야 하는데, 나이가 들수록 약의 개수가 늘어나면 환자들의 불편함을 느껴 복약 순응도가 떨어진다.

특히 노인환자들의 경우 1회 복용해야 하는 약이 보통 3~4개 이상이기 때문에 한 알로 두 개 이상의 질환에 효과를 보이는 3제 복합제에 대한 관심이 높다.

고령화 사회로 접어들면서 이 같은 노인환자 수가 지속적으로 증가함에 따라 시장성이 풍부하다는 점도 3제 복합제 개발에 투자가 증가하는 요인이다.

아울러 2제 복합제의 특허 만료로 제네릭이 쏟아져 나오면서 레드오션을 떠나 새로운 블루오션을 찾아 나선 제약사들이 3제 복합제 시장으로 몰려들고 있다.

국내 제약사들, 다이이찌샨쿄 추격 ‘속도’

금년 하반기 고혈압·이상지질혈 3제 복합제 제품이 쏟아졌다. 리딩품목인 한국다이이찌샨쿄의 ‘세비카HCT’가 빠르게 성장하면서 후발 제품들도 경쟁에 뛰어든 것으로 분석된다.

의약품 시자조사기관 유비스트 자료에 따르면 ‘세비카HCT’는 2015년 193억원, 2016년 249억원, 2017년 288억원으로 매년 처방액이 증가하고 있다.

세비카의 뒤를 추격할 국내 제품들로는 일동제약 ‘텔로스톱플러스’, 삼진제약 ‘뉴스타틴티에스’, 제일약품 ‘텔미 듀오플러스’, 종근당 ‘텔미누보에스’, 대원제약 ‘트리인원’ 등이 있다.

이들은 최근 식약처로부터 각각 품목 허가를 획득했다. 허가를 받은 제품들의 성분은 동일하다. 혈압강하제인 안지오텐신Ⅱ수용체차단제(ARB) 계열의 텔미사르탄, 칼슘채널차단제(CCB) 계열의 암로디핀, 지질저하제인 스타틴 계열의 로수바스타틴 등 세 가지 약제가 조합해 한 알로 정제한 것이다.

이와 같이 성분이 동일하다보니 약의 효능으로 차별화가 쉽지 않다.

복약 편의성 및 제조 기술력 그리고 의료진과 환자에게 보다 많은 선택지를 제공할 다양한  ‘제품군’을 강조한 영업 및 마케팅 활동이 시장 점유율 확보를 좌우할 것으로 예측된다.

우선, 일동제약의 ‘텔로스톱플러스’는 본태성고혈압과 고콜레 스테롤혈증을 동반한 환자 중 텔미사르탄·암로디핀 복합제와 로수바스타틴 제제를 동시에 투여해야 하는 경우에는 사용할 수 있다.

텔로스톱플러스는 6가지 함량으로 출시돼 환자와 의료진의 선택권을 넓혔다. 6개 품목(텔미사르탄/암로디핀/로수바스 타틴)은 40/5/5mg, 80/5/5mg, 40/5/10mg, 80/5/10 mg, 80/10/10mg, 80/10/20mg 등이다.

텔로스톱플러스 출시로 일동제약은 고혈압, 고지혈증과 관련해 단일제와 함께 ‘텔로스톱’, ‘투탑스’ 등 2제 복합제 및 ‘텔로스톱 플러스’, ‘투탑스플러스’ 등 3제 복합제까지 제품 라인업을 두텁게 만들었다.

반면, 제일약품 텔미듀오플러스는 각각 40/5/10mg, 80/5/10mg, 80/10/20mg 등 3개 함량을 출시했다. 두 제품 모두 서울대병원의 약사위원회(DC, drug commitee) 를 통과하며 종합병원 처방권 진입 경쟁에 들어갔다.

삼진제약은 텔미사르탄과 암로디핀, 로수바스타틴을 조합해 단일정으로 만든 ‘뉴스타틴티에스’를 내놨다. 삼진제약의 전략은 가격 차별화다. 다른 약들보다 저렴하게 가격을 책정해 환자의 약가 부담을 덜어주는 것이다. 뉴스타틴 티에스는 다른 약들에 비해 2.9~11% 정도 저렴하다.

예컨대 40/5/10mg 함량에서 삼진제약의 약가 상한금액은 1280원으로 책정됐지만, 타 제약사들은 1318원으로 결정됐다. 80/5/10mg, 80/10/20mg는 각각 4%, 11% 정도 낮다.

뉴스타틴에스 출시로 삼진제약은 심혈관질환 치료제 라인업을 두텁게 구축할 수 있게 됐다. 이를 통해 기존 고혈압·고지혈 복합제인 ‘듀스틴’, ‘에이알비 엑스지’, ‘에이알비티에스’ 등과 함께 환자 상태와 적응증을 고려한 맞춤식 대응이 가능하다.

종근당 역시 텔미사르탄과 에스암로디핀을 주성분으로 하는 고혈압 복합제 ‘텔미누보’에 로수바스타틴을 추가한 ‘텔미누보 에스’로 제품 라인을 추가했다.

종근당은 텔미누보가 수분에 취약한 텔미사르탄의 인습성을 개선하고 알리미늄 PTP 포장을 병으로 변경해 약물의 안전성을 높여 차별화에 성공했다는 측면에서 3제 복합제도 이런 장점을 부각시킬 것으로 보인다.

대원제약은 ‘트리인원’을 출시했다. 다양한 함량으로 용량 조절이 수월하며, 이 약을 복용해도 약효가 동일하다는 점 등을 강조해 시장 공략에 나설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는 “8~9월 3제 복합제가 시장에 쏟아지면서 기존 한미약품의 고혈압·이상지질혈 치료 3제 복합제인 ‘아모잘탄큐’와 경쟁구도를 형성할 것”이라며 “약효 , 복약 편의성 등 다양한 장점을 바탕으로 시장 차별화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CJ헬스케어·보령·유한 등 후발주자 가세

3제 복합제 개발에 뛰어든 후발주자들의 도전도 거세다. CJ헬스케어, 보령제약, 유한양행 등이 시장 공략을 위한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CJ헬스케어는 암로디핀과 발사르탄 성분에 로수바스타틴을 결합한 3제 복합제 개발이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다. 임상 3상을 완료하고, 신약허가신청(NDA)에 들어간 상태다.

보령제약도 카나브 주성분인 피마살탄에 암로디핀과 로수바스 타틴을 결합한 3제 복합제 개발에 한창이다. 프로젝트명인 ‘BR1006’으로 임상 3상 증으로 2020년 발매를 목표로 하고 있다.

유한양행은 텔미사르탄, 암로디핀, 로수바스타틴 3제 복합제 (프로젝트 YHP1604)를 개발 중이다. 현재 임상 3상 중이다.

경동제약도 암로디핀, 발사르탄, 로수바스타틴을 결합한 3제 복합제 ‘KD5001’ 개발을 위한 임상 3상을 진행하고 있다.

후발주자의 가세로 3제 복합제 시장이 후끈 달아오를 것으로 보인다. 국내 시장규모 1조8490억원에 달하는 고혈압-고지혈증은 당뇨와 함께 국내 3대 성인병으로 꼽힌다.

고혈압과 이상지질혈증을 동반한 환자가 매년 증가하고 있어 관련 치료제 시장도 자연스럽게 확대될 것으로 분석된다.

대한고혈압학회의 고혈압 팩트시트에 따르면 고혈압과 고지혈증을 동반한 환자는 지난 2002년 전체 고혈압 환자의 9.1%에서 2016년 31.9%로 대폭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3제 복합제 시장은 ‘아모잘탄큐’가 선점하고 있다. 한미약품은 지난해 10월 아모잘탄큐가 출시되면서 아모잘탄과 아모잘탄플러스로 이어지는 아모잘탄 패밀리 브랜드를 완성했다.

아모잘탄큐는 세 가지 성분을 합친 복합제이지만, 기존 아모잘탄과 약제 크기가 큰 차이가 없다는 점도 마케팅 포인트로 강조하고 있다.

그 결과 아모잘탄큐는 작년 1억원의 처방실적을 올렸다. 올해는 1월 8100만원, 2월 8900만원, 3월 1억 2700만원, 4월 1억 4000만원의 원외처방액을 기록하며 고속성장 중이다.

업계 관계자는 “고혈압과 이상지질혈증의 동반은 흔하기 때문에 같이 관리해야 한다”며 “그러나 노인들의 경우 복용 약이 많아 잊어버리고 먹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3제 복합제에 대한 수요가 충분하다보니 제약사 들의 관심이 높다”며 “선두를 차지하기 위한 경쟁도 치열해질 전망”이라고 덧붙였다. 

[위 내용은 데일리메디 오프라인 가을호에서도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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