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사 실적 갈려···상위사 '저조' vs 중견사 '호조'
유한양행·동아ST·보령제약·환인제약 3분기 공시
2018.11.02 05:42 댓글쓰기
[데일리메디 양보혜 기자] 금년 3분기 국내 제약사들이 받아든 성적표는 매출 규모에 따라 희비가 교차하는 모습이다. 상위사들의 수익성은 '내림세'를 중견사들은 '오름세'를 보였다.   

1일 국내 주요 제약사들 공시한 잠정실적을 보면 유한양행, 동아ST 등 상위사들의 실적은 악화됐지만, 보령제약, 환인제약 등 중견사들은 실적이 호조를 보였다.

우선 업계 매출 1위인 유한양행은 별도기준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77.3% 급감한 44억원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매출액도 0.3% 줄어든 3756억원으로 집계됐으며, 당기순이익은 38억원으로 75.1% 하락했다.

전문의약품 매출은 2563억원(+3.1%)으로 상대적으로 양호했다. 그러나 해외사업부 매출이 568억원(-8.9%)으로 5분기 연속 감소했고, 일반의약품도 257억원(-11.8%)으로 부진했다.

매출 부진으로 영업이익은 크게 감소했다. 3분기 연구개발비용은 298억원으로 전년 대비 22.9% 늘었으며, 7월에 여름휴가 상여급 지급으로 인건비가 60억원 증가했다.

동아에스티 역시 전년 동기 대비 수익성이 악화됐다. 3분기 별도기준 영업이익은 82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48.4% 줄었다. 매출액도 전년 동기 대비 2.1% 감소한 1408억원이다.

사업부문별 매출액은 전문의약품 799억원(-4.2%), 수출 359억원(+1.0%)을 기록했다. 슈가논(당뇨병치료제) 및 주블리아(진균치료제) 처방은 증가했으나, 주요제품의 처방이 감소했다.

추석 명절에 따른 영업일수 감소도 영향을 미쳤다. 단, 해외부문은 WHO향 크로세린(결핵치료제) 및 캄보디아향 박카스 매출이 견조했다. 수익성은 원가율 상승과 판관비 및 연구개발비 증가(+7.1%)로 부진했다.

반면 보령제약은 카나브 효과로 수익성이 큰 폭으로 개선됐다. 연결기준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대비 465.16% 증가한 71억원, 같은 기간 매출액은 1.24% 증가한 1215억원, 당기순이익은 62.57% 늘어난 47억원을 기록했다.

매출 신장의 일등 공신은 '카나브'다. 올해 3분기 별도 기준 카나브패밀리 매출액은 144억원으로 지난해 3분기 매출(84억원)과 비교하면 42.4% 성장했다. 전체 매출에서 카나브패밀리 비중은 12% 정도를 차지한다.

영업이익은 유통재고 조정, 도입 신약 마케팅 비용 부담 감소, 원가 구조 개선 등으로 크게 개선됐다. 그 결과 금년 3분기까지 누적 영업이익이 역대 최다인 200억원을 돌파했다.

환인제약도 올해 3분기 만족할 만한 성적을 받았다. 영업이익은 74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8.25% 증가했으며, 매출액은 398억원으로 6.91% 증가했다. 단, 당기순이익은 55억원으로 3.53% 줄었다. 

특히 올해 7월부터 우울증, 공황장애 등 정신과 치료에 건강보험 적용이 확대돼 정신과 약품의 처방이 확대된 것으로 분석된다. 이에 따라 정신과에 특화된 환인제약의 영업실적도 안정적으로 성장했다.

주력제품인 정신신경계 품목은 2016년 1015억원(+9.5%), 2017년 1154억원(+13.7%)에서 올해는 1233억원(+6.9%)까지 늘 것으로 보인다. 골다공증치료제는 50억원대, 소화궤양제 90억원대 매출을 기록하고 있다. 

이처럼 상위사와 중견사가 상반된 성적표를 받아든 원인으로 'R&D' 투자가 지목됐다. 미래를 위한 투자로 인한 단기 수익성 하락은 필연적인 결과라는 것이다. 중견사의 선방은 차별화 전략이 효과를 발휘한 것으로 보인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단기 실적만 보면 부진하다고 볼 수 있지만, 장기적인 관점에서 보면 심각한 문제가 아니다"라며 "제네릭의 규제가 나날이 강화되고, 경쟁도 치열하기 때문에 R&D 투자는 선택이 아니라 필수가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제약산업의 특성상 '인풋(투입)'에서 '아웃풋(결과)'이 나오기까지 장시간이 소요되기 때문에 다른 산업과 달리 평가받아야 한다"며 "중견사의 경우 특화전략과 자체 기술력을 보유해 향후에도 성장성이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댓글 0
답변 글쓰기
0 / 2000
메디라이프 + More
e-談