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만치료제 시장 지각변동···큐시미아, 삭센다 '추월'
종근당 공동판매 효과 등 반영, 디에타민 2위 휴터민 3위 등 선방
2020.09.10 05:18 댓글쓰기

[데일리메디 양보혜 기자] 비만약 시장에서 지각변동이 일고 있다. 올해 1월 출시된 큐시미아가 삭센다를 제치고 1위 자리를 차지했다.

9일 의약품 시장조사기관 유비스트 자료에 따르면 알보젠코리아의 '큐시미아'가 올 1월부터 7월까지 총 71억원 처방되며 선두로 올라섰다.

올해 1월 출시된 큐시미아는 당월 3억원, 2월에는 2배 증가한 6억원, 3월 9억원, 4월 10억원, 5월 12억원, 6월 15억원, 7월 16억원으로 증가세를 보였다.

큐시미아 성장 배경은 약물에 대한 안전성과 효과성이 입증됐고, 종근당과의 공동마케팅에 따른 영업력이 강화됐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큐시미아, 삭센다, 콘트라브, 벨빅, 제니칼 등 5개 약물 간 비교 결과를 다룬 후향적 메타분석한 논문에서도 2만9018명 대상 28개 무작위 임상연구를 종합 검토했는데 큐시미아 결과가 좋게 나왔다.
 
논문 결과를 살펴보면 FDA 장기처방 승인을 획득한 비만치료제 중 큐시미아의 체중감량이 가장 우수하며, 삭센다와 콘트라브보다 높은 안전성을 갖췄다.
 

5% 이상 체중감량 효과 역시 큐시미아가 가장 좋았고, 삭센다, 콘트라브, 벨빅, 제니칼 순이었다. 체중이 10% 감소한 환자의 분포도 큐시미아(54%), 삭센다(34%), 콘트라브(30%), 벨빅(25%), 제니칼(20%)로 나타났다.

장기 복용해야 하는 비만약의 특성을 고려할 때 가격 경쟁력도 상당하다. 큐시미아는 성분 함량에 따라 4가지 약물(3.75/23, 7.5/46, 11.25/69, 15/92mg)로 구성돼 있고, 정당 가격은 모두 4000원으로 책정됐다.

종근당과의 코프로모션도 시너지를 냈다. 푸링과 푸리민 등 다양한 비만약을 보유한 알보젠과 종근당의 영업력이 결합해 초기 빠른 시장 확대가 가능했다는 분석이다. 두 회사는 경구피임약 '머시론'도 공동판매 중이다.

반면 한국노보노디스크의 비만약 '삭센다'는 4위를 기록했다. '살빼는 약'으로 인기를 끌었던 삭센다는 60억원 처방됐다. 올 1월 101억원에서 2월 88억원, 3월 78억원 등으로 하락하며 큐시미아와 상반되는 모습이었다.

GLP-1유사체로 허가받은 세계 최초의 비만약인 삭센다는 제2형 당뇨병 환자에게 처방되는 '빅토자'와 동일한 리라글루타이드 성분으로 용법, 용량만 다르다.

인체 GLP-1과 동일한 기전으로 작용해 식욕 억제 및 체중 감소를 유도하기 때문에 다른 약에 비해 상대적으로 안전하다는 인식이 생겨 지난 2년간 유례없는 호황을 누렸다. 

삭센다, 잇단 부작용 보고에 주사제 불편함 등 처방 감소 추세

그러나 효과가 큰 만큼 부작용 보고도 잇따르고 있으며, 주사제라는 제형적 특성 때문에 조금씩 처방이 감소하는 추세다. 여기에 큐시미어의 파상적인 공세도 영향을 미쳤다.

서울대병원 가정의학과 A교수는 "삭센다가 3년차에 접어들면서 환자들로부터 공통적인 부작용을 보고 받고 있다"며 "주로 메스꺼움, 구토, 두통, 어지러움, 복통, 소화불량 등과 같이 위장관 부작용이 많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약가가 비싸고 주사를 직접 놔야 한다는 등의 단점도 환자들이 비만약 스위칭을 요구하는 요인"이라며 "아무래도 큐시미아가 경구제이다보니 복용이 편하고, 효과도 괜찮아 처방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큐시미아 상승과 삭센다 하강 속에서 팬터민 계열인 대웅제약 '디에타민'은 처방 2위를 기록했다. 1월 9억원, 2월 8억원, 3월 10억원, 4월 10억원, 5월 10억원, 6월 10억원, 7월 9억원으로 총 67억원어치 처방됐다. 

휴온스의 '휴터민'도 62억원으로 삭센다를 추월, 3위 자리를 차지했다. 펜디메트라진 계열인 알보젠코리아의 '푸링'은 35억원 처방되며 5위, 같은 회사의 '올리엣'은 27억원 처방되며 6위였다.

로슈의 '제니칼'은 근소한 차이로 올리엣보다 낮은 순위인 7위를 기록했다. 이들 비만약들은 코로나19에도 불구하고 다이어트 성수기인 7월까지 처방액이 소폭 상승하거나 현상을 유지했다.

업계 관계자는 "비급여로 처방되는 비중이 높은 비만약의 경우 효능 및 효과가 처방 패턴에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며 "삭센다가 여러 장점 덕분에 선전했지만, 복약 편의성과 제품력 그리고 영업력까지 갖춘 큐시미아의 맹공에 자리를 내준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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