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의 항암제 '킴리아' 국내 허가···1회 치료로 '완전관해'
의료진들 기대감 피력, '신속치료 위해 정부·제약사·의료계 함께 노력해야'
2021.03.08 05:43 댓글쓰기

[데일리메디 백성주 기자] 환자 몸에 있는 T세포(면역세포)를 조작, 암세포만 찾아 공격하는 ‘꿈의 항암제’가 허가됐다. 세계 최초 CAR-T 치료제인 한국노바티스(대표 조쉬 베누고팔) ‘킴리아(티사젠렉류셀)’다.
 

2017년 8월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허가를 받은 지 3년 7개월, 지난해 초 식약처에 승인 신청서를 제출한 뒤 약 1년여만이다. 현재 캐나다, 스위스, 일본, 호주, 독일 등 28개국에서 승인 받아 사용되고 있다.


국내선 재발성‧불응성인 ▲미만성 거대 B세포 림프종(DLBCL) ▲25세 이하 B세포 급성 림프구성 백혈병(pALL)에 1인 맞춤형 항암제로 지난 5일 허가를 받았다.


킴리아는 기존 항암제와는 작용 기전이 완전히 다르다. 암을 없애기 위해 외부 물질을 가져다 쓰는 기존 항암제와 달리 자기 몸속에 있는 T세포를 활용한다.


환자에서 채취한 T세포 표면에 암세포의 특정 항원을 인지하는 키메릭 항원 수용체(CAR)가 발현될 수 있도록 유전적으로 재조합시킨 후 다시 환자의 몸에 주입하는 방식이다.


세포‧유전자‧면역치료제의 특성을 모두 갖추면서 치료효과는 획기적이다. 단 1회 치료로 다른 치료 옵션이 없는 말기 혈액암 환자들을 완전 관해에 이르게 하고, 지속적인 반응을 보인다.


DLBCL과 ALL은 대부분 표준 항암화학요법으로 치료되지만 일부 소수의 환자는 치료에 반응이 없거나 재발을 경험한다.


재발성‧불응성 환자들 중 조혈모세포 이식 등의 2차 치료에도 실패한 경우 기대 여명이 약 6개월에 불과하다.


신수희 한국노바티스 항암제사업부 총괄은 “킴리아는 더 이상 치료 옵션이 없는 재발성‧불응성인 DLBCL과 pALL 환자들에게 장기 생존은 물론 일상 복귀까지 기대할 수 있는 새로운 항암제”라고 강조했다.


그는 “도입 후 가능한 빠르게 CAR-T 치료가 가능하도록 병원 등 관련 기관과 긴밀하게 협력해 치료센터 셋팅을 완료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킴리아는 이번 허가와 동시에 바이오의약품의 품질‧안전 관리 강화 및 지원 등을 위해 지난 8월부터 시행된 첨단재생바이오법(이하 첨바법) 의 1호 치료제가 됐다.


킴리아는 각 도입 국가별로 전문 인력과 의료기관의 훈련 및 인증 등으로 확보된 안전한 시스템, 제조 공장의 전문화된 과정을 통해 1인 환자 맞춤형으로 생산된다.


기존 의약품과 달리 고도화된 1인 맞춤형 공정 과정을 거치는데 ▲세포 채취 ▲냉동 보존 및 운반 ▲개인 맞춤형 CAR-T 세포 제조 ▲환자에게 다시 주입 등의 과정을 수반해 제조하는 첨단 바이오 의약품이다.


평균 생존기간 6개월인 재발성‧불응성 DLBCL 39.1%‧pALL 82% 완전 관해


이번 허가는 노바티스가 펜실베니아대학과 공동으로 진행한 임상 2상 연구인 ‘JULIET’와  ‘ELIANA’ 연구 결과에 기반해 이뤄졌다.
 

킴리아의 허가 적응증은 2회 이상 전신요법으로 치료를 진행한 전력이 있는 재발성 또는 불응성 DLBCL과 성인 환자 및 25세 이하의 소아 및 젊은 성인 환자의 이식 후 재발 또는 2차 이상 재발 또는 불응성인 ALL 치료로 사용이 가능하다.


허가에 근거가 된 성인 재발성‧불응성 DLBCL 환자를 대상으로 한 ‘JULIET’ 연구에서 투여 3개월 만에 전체 반응률(ORR)은 53%였다. 39.1%에서 완전 관해(CR)에 달성했다. 투여 2년 시점에서 무진행 생존율(PFS)은 33%였다.


또 소아 재발성‧불응성 ALL 환자를 대상으로 한 ‘ELIANA’ 연구 결과 투여 3개월 이내에 환자의 82%가 완전 관해 또는 불완전 혈액 수치 회복을 보이는 완전 관해에 도달했다.


관해된 환자의 98%가 미세잔존질환(MRD)이 음성이었다. 6개월 시점에서 무사건 생존율(EFS)은 73%였다.


두 임상 연구 모두에서 임상적 유효성을 입증했다. 반응 지속 기간 중앙값(mDOR)과 전체 생존율 중앙값(mOS)에는 도달하지 않았다. 이는 반응을 보인 환자들이 킴리아 치료 후 효과가 지속되고 있다는 점을 반증한다.


윤성수 교수(서울대학교병원 혈액종양내과)는 “킴리아는 그동안 항암제 역사상 없던 새로운 기전의 혁신적인 1인 맞춤형 치료제이자 1회 치료로 끝나는 원샷 치료제”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미 2번 이상의 치료와 이식에 실패해 기대 여명이 3~6개월에 불과한 재발성‧불응성 DLBCL 환자들에게 단 1회 치료로 완전 관해에 도달해 생존율을 높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윤철주 교수(연세대학교 세브란스병원 소아혈액종양과)는 “처음 임상에 참여했던 미국의 환자는 치료 후 현재까지 8년간 완전 관해 상태를 유지해 학교를 다니며 평범한 일상생활을 영위하고 있다. 킴리아는 기적의 치료제”라고 소개했다.


그는 “매년 발생하는 소수의 어린 환자들은 생명을 두고 사투를 벌이는 만큼 신속한 킴리아 치료가 가능한 환경 조성을 위해 정부, 제약사, 의료계가 함께 노력해 한국에서도 유사한 사례가 나오길 바란다”고 기대감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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