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근당 그룹 계열사 씨케이디창업투자가 최근 신약개발 기업 투자에 나서 눈길을 끈다.
14일 벤처캐피탈(VC) 업계에 따르면 종근당 계열사 씨케이디창업투자(CKD창업투자, 대표이사 김주영)는 단백질 분해(TPD) 신약개발 기업 핀테라퓨틱스 시리즈C 투자를 지난달 진행했다.
CKD창업투자의 구체적 투자 규모는 비공개 상태지만, 핀테라퓨틱스는 시리즈C에서 산업은행, KB인베스트먼트로부터 총 200억원의 투자를 유치했다. CKD창업투자도 이 투자에 참여했다.
핀테라퓨틱스는 단백질 분해 신약(TPD) 분야에서 각광받고 있는 분자 접착제(molecular glue)와 E3 유비퀴틴 라이게이즈(E3 ubiquitin ligase) 분야 기술력과 경쟁력 있는 파이프라인을 보유했기 때문이다.
기존 약물은 질병 원인 단백질의 활성 부위를 차단하거나 기능을 억제하는 방식인데, 이는 타깃 제한 및 독성, 변이로 인한 내성 등 한계가 있다.
반면 TPD 기술은 병리 단백질을 생체 내 시스템을 활용해 분해하는 혁신적 접근법으로, 기존 치료제 한계를 극복하며 새로운 치료 가능성을 제시한다.
TPD는 문제가 있는 단백질에 분해 신호물질(유비퀴틴)을 붙여 없애는 방식으로 질병 원인 단백질을 분해, 근본적 치료가 가능하고 약물 내성 극복 기전으로 주목받고 있다.
특히 TPD는 화합물 구조에 따라 프로탁(PROTAC)과 분자 접착제로 나뉘는데 핀테라퓨틱스는 두 개의 기술을 모두 보유했다. 분자 접착제는 프로탁보다 분자 크기가 작기 때문에 목표 부위에 더 잘 도달하고 약물이 더 쉽게 체내로 흡수된다는 장점이 있다.
‘위고비’로 세계적인 비만약 열풍을 일으킨 노보 노디스크도 올해 미국 네오모프와 14억 6000만 달러(1조 9100억 원) 규모의 분자 접착제 기술이전 계약을 맺었다.
핀테라퓨틱스는 투자금을 통해 급성 골수성 백혈병 및 대장암을 표적으로 하는 ‘CK1알파 선택적 분자 접착제(PIN-5018)’를 금년 미국과 한국에서 1상 시험계획(IND)을 승인 받고, 이후 임상시험을 진행할 계획이다.
CKD창투의 이번 투자가 주목되는 것은 종근당그룹 지주사 종근당홀딩스가 지난해 초 M&A, 경제 전문가 영입 및 유망기업 투자 등 정관 신설 등을 단행했기 때문이다.
지난해 초 종근당홀딩스는 최희남 신임 대표를 선임했다. 최 대표는 30년 이상 기획재정부, 세계은행(WB Group), 국제통화기금(IMF), 한국투자공사(KIC) 등 경제 및 금융 분야 종사했다.
특히 종근당홀딩스는 투자 관련 사업 목적을 추가했다. CKD-510 기술이전 이후 신규 후보물질 발굴 등 유망 M&A에 더욱 힘을 쏟을 것이란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추후 기업 인수 합병 가능성 등에 업계 관심이 쏠린다.
핀테라퓨틱스 관계자는 "이번 투자 유치를 통해 신약개발 모달리티(치료 접근법) 선도 기업으로 자리 잡고 기대에 부응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며 "기술이전 및 공동연구 개발 실적을 갖춘 회사로 성장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