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가 보건복지 예산을 '후퇴'로 규정하고 날을 세웠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위원장 김춘진)는 22일 제6차 전체회의를 열고 보건복지부(장관 정진엽)와 식품의약품안전처(처장 김승희) 2016년도 예산안에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김춘진 복지위원장(새정치민주연합)은 "올해 복지부 소관예산이 전년대비 1.8% 늘었지만 교육, 주거예산, 기초보장, 사회분야를 제외한 모든 분야에서 감액이 이뤄졌다"며 "실질적 복지 축소"라고 비난했다.
실제 복지부 2016년도 예산안을 살펴보면 복지부 총 지출이 2015년 53조4725억원에서 2016년 55조5653억원으로 3.9% 증가했다. 하지만 이를 예산과 기금으로 나눠보면 예산은 33조2300억원에서 32조9160억원으로 오히려 0.9% 줄었다.
문제는 보건의료와 건강보험을 포함하는 보건분야, 그 중에서도 보건의료 예산이 대폭 줄었다는 것이다. 전체 예산의 18%가량을 차지하는 보건분야 총 예산은 10조2910억원으로 올해 추경을 통해 확보한 10조7870억원에 비해 7100억원이 부족하다.
이 가운에 보건의료 예산은 올해 추경예산 포함 3조429억원에서 24.7%가 줄어든 2조2910억원에 불과하다. 이는 추경 전 예산 2조2793억원에서 117억원이 늘어난데 그쳤다.
이를 세부적으로 나눠보면 보건의료정책관이 관장하는 보건의료 예산은 올해보다 12.6%, 공공보건정책관은 0.9%, 질병관리본부는 68.8%, 보건산업정책국은 12.5% 감소했다. 예산이 오른 소관부서는 건강정책국 0.6%와 한의학정책국 4.8%가 전부다.
더구나 이렇게 축소된 예산 중에서 법률에 따라 지출의무가 발생하거나 잘못 추계된 예산이 있다는 점이다.
일례로 새누리당 신경림 의원은 "포괄간호서비스 의료급여 예산안이 내년도 수가인상률을 반영하지 않고 있으며 포괄간호 시행병원 수를 산정해 80억원 가량을 증액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같은 당 이종진 의원 또한 "보육료 예산을 올해 수준으로 동결했는데 당정합의 결과 실질적으로 3.8% 약 1640억원을 더 인상해야 한다. 대구경북첨단의료복합단지 조성기금은 88억원, 첨단임상시험센터 건립에 81억7000만원이 부족하다"고 말했다.
새정치민주연합 남인순 의원도 안산트라우마센터 건립비를, 같은 당 김용익 의원과 양승조 의원은 역학조사관 증원 예산과 소아암환자 의료비 지원 예산 등에 대한 삭감 문제점을 거론했다.
이와 관련, 새누리당 김제식 의원은 기획재정부에서 예산을 담당했던 방문규 신임 복지부 차관에게 "다들 사살상 복지 축소라는 이야기를 많이 한다. 예산 편성하고 복지부에 와서 후회하는 것 아니냐"며 뒤바뀐 처지에 선 방 차관의 심정을 묻기도 했다.
한편, 정진엽 복지부 장관을 비롯해 전체회의에 참석한 복지부 관계자들은 이 같은 증액 요구에 "검토해보겠다", "증액이 필요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었다"는 등 증액 의지를 내비쳐 기획재정부의 감액의지를 꺾고 어떻게 추가 예산을 확보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