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손보험사가 ‘과잉진료’라며 의료기관을 압박하는 일이 빈번하게 발생, 일선 개원가가 몸살을 앓고 있다는 지적이다.
대한밸런스의학회 유승모 회장[사진]은 최근 서울성모병원에서 개최된 춘계세미나에서 “최근 들어 실손보험사가 아무 근거 없이 과잉진료로 의료기관을 매도하는 일이 잦아지고 있다”고 지적에 나섰다.
유 회장은 “의사가 진단 후 판단해서 이뤄지는 진료에 대해 과잉진료라고 단정 짓고 의료기관을 곤혹스럽게 하고 있다”며 “법적 대응이 필요하다고 판단, 현재 동부지청에서 소송이 진행 중”이라고 전했다.
주장에 따르면 환자 진료에 있어 일련의 과정을 재검토하고 부당함을 밝히겠다는 의지다.
유 회장은 “실손보험사가 대체 무엇을 하는 곳인가”라고 반문하고 “의사의 진료권을 훼손시키는 실손보험사의 행태가 날이 갈수록 더해지고 있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그는 “실손보험사가 환자 진료에 있어 한 가지 잣대만으로 제한된 범위 내에서 벗어나지 않으면 합법, 벗어나면 불법으로 단정짓는다”며 “더 큰 문제는 잣대가 객관적이지 않다는 점”이라고 지적했다.
문제는 이 같은 일들이 빈번하게 발생하면서 의사와 환자 간 불신의 골이 갈수록 깊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유 회장은 “일부 의료계의 책임이 있을 수 있지만 마치 의사를 범죄자로 몰고 가는 듯한 보험사 태도와 이를
방관하고 있는 정부에 분노를 느낀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예컨대, 분명히 의사 과실과 과오가 아니라는 사실이 법원에서 판명됐어도 정부가 실손보험사 손을 들어주는 일이 끊이지 않는다는 점에서 더욱 불신이 조장돼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의료계 이익을 대변해야할 대한의사협회에 대한 비판도 제기했다.
유승모 회장은 “부조리한 행동을 하는 실손보험사에 대해서는 회원들 권익을 위해 신속하게 대응해야 하는 것 아니냐”라며 “의협 회비 납부율이 곤두박질 치는 이유를 알아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의협이 원칙을 가지고 강력하게 행동하고 회원들을 위해 나서야 한다. 원칙이 없다. 회원들이 회비를 왜 내지 않으려고 하겠냐”고 반문했다.
최근 발생한 연수평점 주최 기관 선정 등을 둘러싼 의협의 행보에 대해서도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밸런스의학회는 최근 대한정주의학회 등과 함께 연수교육 평점 부여 기관에서 탈락한 바 있다.
유승모 회장은 “연수평점 부여 기관 선정 과정에서 의협이 갑질을 하고 있다고 밖에 볼 수 없다”며 “입에 맞고 귀에 거슬리지 않는 학회에만 혜택을 주겠다는 것 아닌가”라고 비난했다.
아울러 “명확한 기준이 마련되지 않는 한 앞으로도 연수교육 평점과 관련해서는 잡음이 계속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