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권지민 기자] 아이한테 모유를 먹인 여성은 그렇지 않은 여성에 비해 당뇨병에 걸릴 가능성이 절반가량 낮다는 연구결과가 나와 눈길을 끈다.
한양대병원 가정의학과 박훈기 교수팀은 국민건강영양조사에 참여한 20~49세의 출산경험 여성 5510명을 대상으로 모유 수유와 당뇨병의 연관성을 분석한 결과, 모유 수유한 여성의 당뇨병 유병률은 2~3%정도였다고 최근 밝혔다.
이는 아이한테 모유를 전혀 먹이지 않은 여성의 당뇨병 유병률 5.1%와 비교하면 절반에 가까운 수치다.
연구팀은 대상자들을 모유 수유 여부에 따라 분류했으며 모유 수유 한 사람들의 기간을 0-6개월, 6-12개월, 12-24개월, 24개월 총 4가지로 나눠 연구를 진행했다.
연구 결과 모유 수유를 하지 않은 여성과 비교했을 때 24개월 미만 모유 수유를 한 여성들의 당뇨병 위험이 감소된다는 것을 밝혀냈다.
WHO와 UNICEF에서는 모유 수유를 권고하고 있으며 모유 수유가 산모와 아이의 건강에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는 것은 잘 알려져 있다.
미국에서도 모유 수유를 한 산모는 그렇지 않은 산모보다 출산 이듬해 2형 당뇨로 발전할 가능성이 최대 50%까지 낮음을 확인한 연구결과가 있었다.
해당 연구팀은 모유 수유가 산모의 신진대사와 인슐린 감수성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했다.
이밖에도 1년 이상 젖을 먹인 여성은 고혈압과 당뇨와 같은 만성질환 발병 위험이 최대 30%가량 낮아진다는 보고도 나온 바 있다.
이 연구결과에 따르면 젖을 먹인 기간이 길수록 수축기 혈압이 높아질 위험이 최소 22%에서 최대 33%까지 낮으며 12개월 이상 젖을 먹인 여성의 경우 혈당 및 중성지방이 낮아진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박훈기 교수는 "모유 수유의 긍정적 효과에 관한 연구 결과가 이어지고 있고 모유 수유 중요성이 증대됨에 따라 연구하게 됐다“면서 ”이번 연구는 모유 수유가 당뇨병 유병률 감소와 연관이 있다는 것을 밝힌데 의의가 있다"고 밝혔다.
이어 “모유 수유가 비만 조절 및 성인병 예방에 도움이 될 수 있기에 모유 수유 비율을 더욱 높이기 위한 지속적인 노력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그는 “모유 수유와 당뇨병 간의 연관성을 뒷받침해주는 명확한 기전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며 “이에 관한 구체적이고 지속적인 연구가 이뤄져야 한다”고 전했다.
한편, 이번 연구결과는 대한가정의학회가 발간하는 국제학술지(Korean Journal of Family Medicine) 7월호에 발표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