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초의사들 '분기탱천'…정부 의료정책 '성토'
26일 서울 12개 구의사회 정기총회, 한의사 의료기기 사용 등 비판
2015.02.26 20:00 댓글쓰기

서울 지역 12개구 정기총회가 지난 26일 동시다발적으로 개최됐다. 지역구별 회장직을 이·취임한 집행부들은 현 정부 정책에 비판적인 의견을 제기했다. 또한 대한의사협회 회장선거를 앞둔 후보 캠프들은 바쁜 행보를 보였다.

 

 

이번 총회에서는 대다수 서울 지역구 개원의가 원격진료, 한의사 의료기기 사용 여부 등 각종 의료계 관련 정책에 대해 분명히 반대하고 있다는 분위기가 연출됐다.

 

9년 간 도봉구의사회를 이끌어 온 유덕기 회장은 “임기 동안 의약분업, DUR 제도, 쌍벌제 등 다양한 법이 시작됐다”며 “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는데 저수가를 비롯해 의료계 발목을 잡는 악법은 여전하다”고 비판했다.

 

이어 “특히 정부는 여전히 원격의료와 같은 비합리적 정책을 추진하고 있어 회장직을 내려놓는 현재 마음이 무겁다”고 토로했다.

 

이번 총회에서 연임된 종로구의사회 강현수 회장은 축사 대부분을 정부, 국회 비난 내용으로 채웠다. 강현수 회장은 “새해가 되자마자 ‘규제 기오틴’이라는 섬뜩한 카드부터 꺼내든 현 정부에게 유감을 표한다”고 운을 뗐다.

 

이어 “한의사에게 의료기기를 사용하게 한다는 발상 자체가 무면허 의료행위를 조장하겠다는 것과 다름없다”며 “일자리 창출을 빌미로 카이로프랙틱사, 문신사 합법화도 추진돼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올바른 의료정책 수립을 목표로 범의료계가 중지를 모을 수 있는 회무 활동을 전개해줄 것을 차기 집행부에게 당부한 지역구도 있었다.

 

임기를 마친 양천구의사회 신동호 회장은 “지난 3년 간 의료계에 다양한 일들이 있었으나, 의협회장이 중도에 불신임을 받는 안타까운 일이 기억에 남는다”며 “지난해 대통합 위원회가 추진됐으나, 소득 없이 끝났다”고 지적했다.

 

이어 “원격의료 등 개원가를 옥죄는 정책을 막기 위해서는 단합이 필요하다”며 “특히 차기 의협 집행부에서는 보수와 진보 성향을 모두 아우르는 행보를 걷기 바란다”고 전했다.

 

야당에서는 이와 같은 서울 지역구 의사회 반응에 공감의 뜻을 나타냈다.

 

광진구의사회 총회에 참석한 새정치민주연합 김한길 의원은 “대형병원 위주 정책으로 개원가가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 당내 토론을 바탕으로 수가 현실화가 될 수 있도록 힘을 보태겠다”고 피력했다.

 

추미애 의원 역시 “정부가 지금까지 밝힌 원격의료 정책 중 의사와 환자 갈등에 대한 대책은 어디에도 찾아볼 수 없다”며 “일선 의료현장에서 묵묵히 진료에 임하고 있는 개원가가 희망을 찾을 수 있도록 적극 협조하겠다”고 말했다.

 

의협 회장선거 후보진영, ‘물 밑 작업’ 치열

 

이번 서울 지역구 총회에서 또 하나의 관심사는 의협 회장선거 출마를 선언한 각 후보 캠프의 활동이었다. 일부 지역구 의사회에 모습을 드러낸 후보들은 개원가 표심 얻기에 열을 올렸다.

 

선거 홍보 책자를 총회장 곳곳에 배포하는가 하면[사진], 일정상 참석이 불가능한 지역에서는 대리출석을 통해 개원가 경영환경 개선에 최적임자란 이미지를 굳히기 위해 노력했다.

 

임수흠 후보(기호 1번)는 대부분 지역구에 선거 홍보 책자를 돌렸다.

 

그는 “의협은 정부 정책에 반영될 수 있도록 회원들의 여론을 수렴해 공감대를 형성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고 피력했다.

 

이어 “결국 단결만이 살 길”이라며 “서울시의사회 회무 경험을 바탕으로 개원가에 힘이 될 수 있는 의료정책이 수립될 수 있도록 전방위적인 활동을 전개하겠다”고 힘줘 말했다.

 

추무진 후보(기호 2번)는 용산구, 중구, 성동구를 잇따라 방문했다. 그는 “지난 8개월 간 안정 속에서 희망을 찾을 수 있다는 사실을 느꼈다”며 “내부 혁신을 통해 외부에 강력한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의협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여러 회원들의 지지를 바탕으로 원격의료, 규제 기요틴 문제에 대해 적극 대처해왔다”며 “지역구, 시도지부, 의협으로 이어지는 결속력을 바탕으로 올바른 의료정책 수립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조인성 후보(기호 3번)는 강남구, 마포구, 양천구를 순회했다. 그는 “강경 파업과 같은 회원들의 희생을 내세운 투쟁은 삼가겠다”며 “이를 통해 얻을 수 있는 것은 패배의식과 국민들의 싸늘한 시선이라는 사실을 절감했다”고 회상했다.

 

이어 “의료계가 어렵고, 힘든 시기를 겪고 있지만 사회가 변한 만큼 대외적인 소통을 넓혀나가야 한다. 시민 사회와 함께 호흡하면서 의료계가 발전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 나가겠다”며 지지를 호소했다.



댓글 0
답변 글쓰기
0 / 2000
메디라이프 + More
e-談