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중환자실 '인력·수가 개선' 시동
2010.06.24 12:33 댓글쓰기
“중환자실이 죽어나오는 통로가 아닌 생명의 불씨를 되살리는 곳이 돼야 한다.”

눈덩이 적자, 생존율 보다 높은 사망률 등으로 총체적 위기에 처한 중환자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정부와 의학계, 병원계가 머리를 맞댔다.

보건복지부는 24일 대한중환자의학회, 대한병원협회 등 유관단체들과 ‘중환자실 기준 개선 TF' 1차 회의를 갖고 제도개선에 시동을 걸었다.

이날 회의는 제도개선을 위한 첫 만남인 만큼 현재 중환자실이 처한 문제점에 대해 공감을 나누는 선에서 마무리 됐다.

하지만 유관단체들은 정부가 중환자실 문제의 심각성을 인지하고 개선작업에 착수했다는 사실 자체만으로도 고무적이라는 반응이다.

사실 중환자실 문제는 그동안 의학계와 병원계를 통해 수 없이 제기돼 왔지만 정부는 건보재정을 이유로 난색만을 표명해 왔다.

중환자실의 경우 현재 전담의 가산금이 8461원으로 턱없이 낮으며, 이는 병원들이 연간 1병상 당 8000만원의 적자를 감수해야 하는 상황을 연출시키고 있다.

때문에 눈덩이 처럼 불어나는 적자를 견디지 못하고 중환자실을 폐쇄하는 병원이 속출하면서 국민 건강권을 위협하고 있는 상황이다.

뿐만 아니라 선진국에 비해 월등히 높은 중환자실 사망률 역시 문제점으로 지적돼 왔다.

의학계에 따르면 미국은 전체 의료비 중 33%를 중환자의학에 사용하며, 우리나라도 전체의 28%의 적지 않은 의료비를 지출하고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경우 중환자실 1개월 누적사망률이 48%나 된다. 결국 살려야 할 환자를 못 살리고 헛돈을 쓰고 있는 것이며, 모양새는 갖췄지만 기능은 못하는 시스템인 셈.

중환자의학회는 이러한 상황을 해결할 수 있는 대안으로 ‘중환자실의 전담의사 의무화’를 제시했다.

현재 중환자실 관련 규정을 ‘전담의사를 둘 수 있다’에서 ‘둬야한다’는 의무조항으로 바꿔야 한다는게 학회의 일관된 입장이었다.

사태의 심각성이 더해지면서 복지부 역시 이러한 부분을 검토하기에 이르렀다.

실제 복지부는 이날 열린 회의에서 그동안 의학계와 병원계에서 줄기차게 주장해 왔던 중환자실 수가개선과 인력기준 개선에 대해 관심을 나타낸 것으로 전해졌다.

회의 참석자는 “첫 회의인 만큼 심도있는 논의는 이뤄지지 않았지만 복지부가 중환자실 문제의 심각성을 인지하고 수가와 인력기준에 관심을 보였다”고 말했다.

한편 중환자의학회가 지난 4월 발표한 ‘2009 중환자실 백서’에 따르면 전국 220개 중환자실 중 70.9%에 전담의사가 있으며 이중 5일 이상 전문의가 근무하는 곳은 38개(17.3%)에 불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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