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아들 잃을뻔한 베트남 임산부 서울아산서 출산
태아치료센터 원혜성 교수, 쌍태아 수혈 증후군 산모 출산 전액 지원
2012.04.30 11:51 댓글쓰기

서울아산병원 산부인과 원혜성 교수(앞줄 왼쪽)와 결혼이민자  황티투튀 씨.

 

쌍태아 수혈 증후군으로 두 아이를 모두 잃을 확률이 80%였던 다문화가정 베트남 임산부가 서울아산병원 태아치료센터 지원 하에 출산에 성공해 화제다.

 

서울아산병원은 30일 “태아치료센터 원혜성 교수가 쌍태아 수혈 증후군으로 위험에 빠진 산모에 대한 치료 및 분만 전액을 지원해 건강한 남자아이를 분만했다”고 밝혔다.

 

일란성 쌍둥이를 임신하고 있었던 결혼 이민자인 황티투튀(26, 여)는 지난 2월 9일 경기도 구리시에 있는 산부인과에서 정기 진료를 받던 중 ‘쌍태아 수혈증후군’ 때문에 뱃속의 아기들이 위험하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쌍태아 수혈증후군이란 일란성 쌍태아의 약 10~15%에서 나타나는 합병증으로 태반 내에서 상호 연결된 혈관을 통해 한쪽 태아에서 다른 쪽 태아로 혈액이 공급돼 한쪽 태아는 혈류 저하로 저성장과 양수과소증을, 다른 쪽 태아는 혈류 과다로 양수과다증과 심부전을 보이는 질환이다.

 

치료하지 않을 경우 한 태아 또는 두 태아 모두 사망할 확률이 80~90%이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담당의사는 바로 태아내시경을 이용한 레이저치료를 할 수 있는 서울아산병원 태아치료센터 원혜성 교수에게 황티투튀씨의 치료를 의뢰했고, 응급으로 서울아산병원으로 옮겨졌다.

 

그러나 문제는 치료비용. 넉넉하지 못한 가정환경 때문에 산모와 가족들이 치료를 망설이자 원혜성 교수는 태아 레이저치료비와 출산까지 치료비 전액을 지원하기로 결정했다.

 

원혜성 교수는 2월 10일 양쪽 태아를 연결하고 있는 혈관들을 없애기 위해 자궁 안에 태아내시경을 삽입하고 레이저로 혈관사이에 흐르는 혈액을 응고시켜 태아간의 혈류 연결을 차단하는 '태아내시경 이용한 레이저 치료법'을 시행했다.

 

시술 후 두 명의 태아 중 한 명의 심장이 뛰지 않는 것을 발견했지만 다른 태아는 건강을 유지했고 이달 26일 양막파막 분만으로 2.2kg의 건강한 사내아이가 탄생했다.

 

황티투튀씨는 황티투튀 씨는 그간 쌓아온 한국어 실력을 총 동원해 원혜성 교수에 대한 감사의 마음을 자필 편지로 적어 왔다.

 

편지를 통해 황티투튀씨는 “맨 처음 뱃속에 아이들이 위독하다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 너무 무서웠지만,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도와주셔서 너무 감사하다”고 전했다.

 

서울아산병원 태아치료센터 원혜성 소장(산부인과)은 “쌍태아 수혈증후군을 근본적으로 치료할 수 있는 태아내시경을 이용한 레이저치료가 서울아산병원에 도입된 후 첫 분만을 성공적으로 마치게 됐다”며 “저소득층 다문화가정 부모에게 작지만 도움을 주어 아기와 산모 모두 건강하게 퇴원할 수 있게돼 기쁘다”고 소감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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