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개월 신생아 신장, 56세성인 이식 성공
서울아산병원 한덕종 교수, 기존 한계 뛰어넘은 쾌거
2012.05.18 11:26 댓글쓰기

생후 4개월 된 신생아의 양쪽 신장을, 56세의 성인에게 이식하는 고난도 수술이 국내에서 성공해 화제다.

 

이식 당시 기증자의 한쪽 신장 무게는 41g, 성인 신장 평균 무게인 200g의 5분의 1에 불과한 소아 신장이 성인에게서 성공적으로 자리 잡았다.

 

18일 울산의대 서울아산병원 장기이식센터 한덕종 교수[사진]팀은 뇌사상태에 빠진 생후 4개월 된 남자아이의 양쪽신장을 56세의 만성신부전 환자 김 모씨(여)에게 성공적으로 이식했다고 밝혔다.

 

이번 이식은 장기기증 부족의 현실을 극복하고 이식범위를 확대한 것으로 특히, 생후 1~2년이 지나야 기증자의 신장 조직이 완만히 형성되고 이식 후 거부반응 없이 수혜자를 관리할 수 있어 원활한 신장이식이 가능하다는 기존의 한계를 뛰어넘는 수술이었다.

 

김 씨는 12년 전부터 앓아온 고혈압으로 신장기능이 약화돼 정상적인 생활이 불가능한 상태로 투석치료에 의존하며 힘든 하루하루를 살고 있었다. 그러던 중 지난 4월 13일 병세가 악화돼 서울아산병원 응급실로 실려 왔다.

 

당시 김 씨의 상태는 특정 노폐물을 제거할 수 있는 신장의 기능이 10%도 남지 않은 상황으로 심장에도 심부전 등 합병증도 발생해 생명을 잃을 수 있는 급박한 상황이었다.

 

3000례 수술 경험 토대 포기하지 않은 한덕종 교수 집념

 

다행히 지난 4월 13일 오후 서울의 한 병원에서 이식 가능한 뇌사자의 신장이 생겼다는 연락이 왔다. 하지만 기증자가 생후 4개월 된 소아여서 문제가 됐다. 

 

미세한 혈관으로 연결된 소아 신장을 성인에게 이식하는 수술만도 쉽지 않은데, 성인 크기의 5분의 1에 불과한 소아의 신장이 이식 후 성인에게서 제대로 역할을 할 수 있을지도 관건이었다.

 

1분 1초가 급박한 응급상황에서 한덕종 교수는 포기하지 않고 기증자와 수혜자의 상태를 정밀히 파악, 연구한 끝에 생후 4개월 된 아이의 신장이 김 씨에게 정상적으로 이식되고 작동할 수 있다는 결론에 도달, 성공적으로 수술을 마쳤다.

 

이는 3000례가 넘는 신장이식 수술을 시행하며 쌓아온 풍부한 수술경험과 이식 후 환자관리 노하우가 이뤄낸 쾌거다.

 

환자는 현재까지 거부반응 없이 건강하게 살고 있으며, 이식한 신장도 정상적인 기능을 보이고 있다.

 

성인 신장의 5분의 1 크기에 불과한 소아 기증자의 신장이식이 성인에게서 성공함으로써, 국내 장기이식의 범위가 더욱 확대되고 만성 신부전으로 고생하는 많은 환자들에게도 새로운 희망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한덕종 교수는 “다양한 고난도 수술을 시행하며 얻게 된 풍부한 임상경험을 바탕으로 수술 과정에서의 어려움을 극복하고 생후 4개월 된 기증자의 신장을 성인에게 성공적으로 이식할 수 있었다”며 “이번 수술 성공이 국내 장기기증이 부족한 현실을 극복하고 장기이식 범위가 더욱 활성화 되는 토대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편 서울아산병원은 2011년 202건의 세계 최다 생체 신장이식 수술을 달성했으며, 아시아에서는 유일하게 4년 연속 연 200례 이상의 신장이식 수술을 시행하는 등 세계 신장이식을 선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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