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립 2년차를 맞은 롯데헬스케어와 카카오헬스케어가 지난해 매출 8억원과 44억원을 올렸다.
이들 기업들의 서비스 출시 기간이 3개월 남짓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성과를 논하기엔 이르지만 사업 전략에 차이를 두고 있는 만큼 추이는 지켜볼 필요는 있다는 분석이다.
5일 두 기업이 공시한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롯데헬스케어는 지난해 매출 8억원을 냈다. 롯데헬스케어는 지난해 매출이 없었으나 올해 처음으로 유의미한 숫자를 만들었다.
다만 같은 기간 영업손실도 228억원으로 111억원에서 두 배 이상 늘어났다.
영업손실이 급증한 원인은 판매비와 관리비 증가에 있다. 롯데헬스케어 판관비는 2022년 111억원에서 231억원으로 108% 가량 뛰었다.
롯데헬스케어는 롯데지주가 2022년 4월 헬스케어 사업을 위해 700억원을 출자해 세운 회사다. 롯데헬스케어는 지난해 9월 헬스케어 플랫폼 '캐즐'을 출시하며 사업을 처음 시작했다.
지난해 말 우웅조 대표가 취임하면서 사업 추진력에 힘을 더하고 있다.
캐즐은 롯데헬스케어 주력 사업으로 개인 맞춤형 건강관리 플랫폼이다. 가입자 건강검진 데이터와 설문정보, 유전자 검사 결과 등을 종합해 인공지능(AI) 알고리즘으로 맞춤형 정보와 쇼핑 편의를 제공하는 것이 핵심이다.
롯데보다 한 발 일찍 헬스케어 사업에 발을 내딛은 카카오는 성적이 조금 낫다.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카카오헬스케어는 지난해 매출 44억원을 내며 전년 대비(18억원) 300% 성장했다. 영업손실은 85억원에서 220억원으로 158% 늘어났다.
카카오헬스케어는 카카오가 2021년 12월 디지털 헬스케어 사업을 전담할 헬스케어 CIC(사내독립기업)를 설립한 회사다.
당시 카카오는 황희 분당서울대병원 교수를 대표로 선임하고이듬해 3월 별도 법인으로 분사했다.
카카오헬스케어는 대표적인 만성질환 중 하나인 당뇨에 주목하고 지난 2월 인공지능(AI) 기반 모바일 혈당 관리 서비스 '파스타'를 출시했다.
파스타는 앱(애플리케이션)과 연속혈당측정기(CGM) 기기를 연동해 실시간으로 이용자 혈당 데이터를 분석해 생활 습관과 혈당 관리를 돕는 서비스다.
사용자가 고혈당, 저혈당 등 상황에 처하거나 예상될 때 AI 기반 실시간 가이드 메시지를 제공하며 한 장의 사진으로 음식과 칼로리 등 영양성분을 자동으로 인식하는 비전 AI 기술을 탑재했다.
추가 서비스 출시로 플랫폼 고도화…'가입자 확보' 주력
현재 이들 기업들의 서비스 출시 기간이 3개월 남짓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성과를 논하기엔 이르다는 평가가 많다.
다만 사업 전략에서는 차이를 보이는 만큼 어떤 변곡점을 만들어갈지 추이를 지켜볼 필요가 있단 분석이다.
롯데헬스케어는 올해 매출 규모를 본격적으로 키우기 위해 플랫폼 가입자 확대에 주력한다는 방침이다. 실제 롯데헬스케어는 캐즐 공개 이후 꾸준히 서비스를 추가하며 플랫폼 고도화에 공을 들이고 있다.
우선 올해 초 비대면 전문 심리 상담과 익명 정신건강 커뮤니티를 제공하는 '마인드카페'와 협업해 전문 심리 상담사와 심리코치 등에게 상담을 받을 수 있는 '마음 건강' 서비스를 시작했다.
최근에는 롯데그룹 내 21개 계열사를 대상으로 B2B9(기업 간 거래) 기업건강검진 서비스를 시작했다. 롯데헬스케어는 연말까지 신규 서비스를 차례로 선보이며 매출 증대에 박차를 가할 방침이다.
나아가 오는 5월 DTC(소비자 직접시행) 유전자 검사 키트 '프롬진'도 리뉴얼 한다. 검사 항목을 기존 69개에서 130여종으로 확대하는 한편, 탈모, 체중, 운동 등 사용자 관심에 맞춰 패키지로 구입할 수 있도록 카테고리를 세분화할 예정이다.
오는 상반기 체중관리 서비스를, 연말까지 마이크로바이옴 검사 상품을 새롭게 출시한다. 자회사 테라젠헬스와 함께 출시하는 마이크로바이옴(체내 미생물) 검사 키트는 하반기 출시할 예정이다.
롯데헬스케어 관계자는 "지난해 영업손실 대부분은 급여·복리후생비 등과 같은 인건비, 지급수수료다"라며 "올해는 지급수수료 등을 전년대비 40% 이상 절감하며 비용 개선에도 주력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카카오헬스케어도 사업 영역을 개인뿐만 아니라 병원으로 확장하고 있다.
특히 파스타를 통해 수집된 혈당 정보를 의사가 웹에서 확인하고 진료에 활용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전문가용 '파스타 커넥트 프로'도 출시했다.
카카오헬스케어는 향후 파스타 서비스 범위를 당뇨병과 이와 연관된 만성질환으로 확장하고, 나아가 글로벌 헬스케어 시장에도 진출할 방침이다.
올해 말 일본을 시작으로 내년에는 북미, 중동 시장으로 진출한다. 향후 진출하는 미국이나 일본 등에서는 구독료를 받는 등의 비즈니스 모델을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카카오헬스케어 관계자는 "궁극적으로 환자 삶의 질 개선, 의료 접근성 향상, 사회적 비용 절감, 의료 기술 혁신 및 의료 질 개선 등 사회경제적 가치 창출에 기여하기 위해 끊임없이 도전하는 기술 기업으로 성장할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