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 8천명 '리베이트 쌍벌제 처벌' 의료계 핵폭탄
복지부-의협, 물러서기 어려운 형국…처분 수위·기준 입장차 '확연'
2013.09.06 20:00 댓글쓰기

쌍벌제 이전에 리베이트를 수수한 의사 8000여명에 대한 정부의 처분 수위가 의료계 초미의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쌍벌제 이전 리베이트 수수혐의를 받고 있는 8000명에 대해 면허정지 등 행정처분을 내릴 경우 동네마다 문닫는 의원이 속출, 의료파동이 발생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실제 동네의원 3만5000곳 가운데 23%의 의원이 사실상 문을 닫아야하는 상황이 초래될 수도 있다.

 

현재 보건복지부가 행정처분에 들어가면 활동 중인 전체 의사(8만8000명)의 약 9%가 진료를 중단해야 하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하게 된다. 대한의사협회 집행부 입장에선 발등에 불이 떨어진 셈이다.

 

의협은 행정처분을 예고한 복지부를 향해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지만 마땅한 대응방안이 없다는 게 고민이다.

 

노환규 의협 회장은 사태가 불거지자 면허반납 예고→1인시위 격려방문→결의대회 개최 등 대응 수위를 높여가고 있다.

 

의료계 내분 사태를 촉발한 이번 결의대회 추진은 “리베이트 사태를 방치해선 안된다”, “선의의 피해자가 발생되지 않도록 선제 대응이 필요하다” 등 의협 집행부의 정무적 판단이 작용했다.

 

이슈화에 전력 중인 의협은 이번 결의대회에서 쌍벌제 시행 전 리베이트 수수자에 대해 행정처분을 내린 복지부를 규탄하고 면허증 반납 등 대응책을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의협 관계자는 “의료계에 대한 우호적 여론 조성과 정부에 강력한 메시지를 전달하는 것이 이번 결대회의 목적”이라며 “의료계 대표자들의 중지를 모아 의협의 향후 대응방안을 결정하겠다"고 전했다.

 

복지부 이달 말 '명단' 등 발표…행정처분 초미 관심사

 

복지부도 쌍벌제 이전 리베이트 수수자에 대한 처분기준을 만들지 못해 골치를 썩고 있다. 행정처분을 내려야하는지, 내린다면 처분 기준을 어떻게 설정해야 하는지 등이 쟁점이다.

 

쌍벌제 이전 수수를 한 의사들에 대해 이렇다 할 조사가 없는 것도 복지부로서는 상당한 부담이 될 수 있다. 혐의자 상당수가 리베이트를 받지 않았다고 나설 경우 수수혐의 입증에 많은 애로점이 있을 수 밖에 없다.

 

특히 1000원 단위의 소액을 수수한 의사가 적지 않다는 점에서 고민해 왔지만, 복지부는 행정처분을 강행한다는 방침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의료계 안팎에선 복지부가 오는 30일을 전후로 행정처분 명단을 발표할 것으로 보고 있다. 관심사는 처분 수위다.

 

일각에선 리베이트 행정처분 사태가 의료계 이슈로 부상한 만큼, 복지부가 사회 여론을 고려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 행정처분이 없던 일이 되면 정부가 특정 직군에 특혜를 준 것이란 비난 여론이 불거진다는 것이다. 

 

앞서 2010년 11월 쌍벌제 시행 이후 300만원 이상 리베이트를 수수한 의사는 2~12개월의 면허정치 처분을 받았다.

 

하지만 쌍벌제 이전은 마땅한 처분 근거가 없다. 행정처분 대상에 오른 의사 대다수가 300만원 미만을 수수했고, 1만원 미만인 경우도 적지 않아 복지부는 고심을 거듭하고 있다.

 

일단 수수금액이 300만원 이상인 1400명에게는 면허정치 처분 2개월을 내리겠다는 방침이지만 나머지 6600명에 대해서는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복지부 관계자는 "리베이트 행정처분이 의료계의 뜨거운 이슈지만, 이를 없던 일로 해달라는 건 사실 명분이 약하다"고 말했다.


백성주·음상준 기자 (paeksj@dailymedi.com) 기자의 다른기사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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