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한해진 기자]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최근 급여 문턱을 통과한 초고가 신약에 대해 치료성과를 기반으로 급여 지급 및 환급을 결정하는 절차를 검토하고 있다.
심평원 장용명 개발상임이사는 지난 8일 전문기자협의회 브리핑에서 "1회 투여로 치료 효과를 기대하는 '원샷 치료제' 등 초고가 신약의 맞춤형 급여 등재 제도를 마련하고 있다"고 밝혔다.
최근 보건당국은 초고가 신약 급여를 어떻게 통제할 것인지 고민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한국노바티스 백혈병 치료제 킴리아(티사젠렉류셀)가 지난달 심평원의 약제급여평가위원회를 통과해 급여 방식이 논의 중이다.
척수성 근위축증 치료제 졸겐스마(오나셈노진아베파르보벡) 또한 지난해 5월 요양급여 결정이 신청돼 심평원 내부에서 나머지 절차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장 이사에 따르면 졸겐스마는 현재 학회 의견 수렴을 거쳐 전문가 의견 청취 및 자문회의를 개최해 임상적 유용성에 대해 논의했으며, 약제급여기준소위원회에서 급여기준 설정 후 약평위에 심의될 예정이다.
심평원은 우선 이들 약제에 대해 치료성과 기반 환급기전을 검토한다는 방침이다.
장 이사는 "원샷 치료제의 높은 가격, 장기 효과에 대한 불확실성으로 기존 평가 방법을 통한 비용효과성 입증에는 한계가 있어 성과평가 및 총액제한 등 위험분담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킴리아주의 경우 투약한 모든 환자에게 일정기간 환자 상태를 의무적으로 수집, 환자 단위 성과 평가 결과에 따라 투약 후 효과가 없는 환자에 대해 제약사에서 일정 금액을 환급하게 될 예정이다.
일정 금액 이상 청구시 초과 금액을 모두 반환하는 총액제한 계약을 조건으로 급여할 예정이며, 일정기간 이후(등재 4년차)에는 위험분담 재평가 대상에 포함한다.
장 이사는 “졸겐스마 또한 킴리아와 동일하게 장기 효과에 대한 불확실성, 비용효과성 입증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치료성과 기반 환급기전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앞으로도 고가 약제들이 줄지어 급여에 진입할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고 있는 만큼 비용 관리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이달에는 지난해에 이어 급여적정성 재평가 대상도 새로 선정한다.
장 이사는 “2월 약제급여평가위원회에서 재평가 대상 선정 관련 심의가 예정돼 있다”며 “추후 재평가 일정은 2월 중 공개되며 3월부터는 근거기반 실무 검토 및 전문가자문회의 등 재평가를 수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원주 떠나는 전문인력 고민
한편 원주본부 이전 뒤 전문인력 감소에 대한 고민도 여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장 이사는 “현재 약제관리실 소속 약사는 5개부서에 총 48명이 근무하고 있는데 원주 본원 이전 후 31명이 퇴사했다”고 밝혔다.
이어 “내부 설문조사 결과 근무지가 원주라는 한계점에 대해 불편을 호소하는 것이 아무래도 많았고 보상 제도 개선에 대한 요구도 있는 것으로 나왔다”며 “단기간에 해결할 수 없는 어려움은 있지만 내부적으로 다양한 대책을 강구 중”이라고 말했다.
장 이사는 “2020년 7월부터는 재택근무 시범사업도 운영 중”이라며 “공간에 제약 없이 업무를 지속할 수 있는 유연한 근무형태를 도입하고, 효율적 업무수행을 위해 타 부처에서 실시 중인 집중시간제 등 개선책 도입도 검토하고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