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한성간 기자 = 스타틴(statin) 계열의 고지혈증(이상지질혈증) 치료제의 흔한 부작용으로 지목되는 근육통은 대부분 스타틴이 원인이 아니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영국 옥스퍼드 대학 인구 보건·의학 연구위원회(Population Health and the Medical Research Council)의 콜린 베이전트 역학 교수 연구팀은 총 15만5천여 명이 대상이 된 23건의 스타틴 관련 임상시험 자료를 종합 분석한 결과, 이 같은 결론을 내렸다고 헬스데이 뉴스(HealthDay News)가 29일 보도했다.
이 중 19건은 무작위로 실험군과 대조군이 설정된 임상시험이었고 4건은 저용량과 고용량 스타틴의 부작용을 비교한 것이었다.
전체적으로 근육통 발생률은 스타틴 복용 그룹이 27.1%, 위약(placebo)이 주어진 대조군이 26.6%로 거의 차이가 없었다.
다만 스타틴 그룹은 스타틴 복용을 시작한 첫해에만 근육통 발생률이 상대적으로 대조군보다 7% 높았다. 그렇다 해도 스타틴 복용 첫해의 근육통 발생률은 표준 용량 복용 그룹이 15명에 한 명, 고용량 복용 그룹이 10명에 한 명꼴에 지나지 않았다.
복용 첫해 이후에는 그나마 스타틴 그룹의 상대적 근육통 발생률이 대조군보다 높지 않았다.
근육통은 나이를 먹으면서 흔히 겪게 되는 것으로 관절염, 갑상선 기능 장애, 운동 등 원인이 다양하다.
스타틴 복용을 시작한 때와 동시에 근육통이 나타날 수도 있기 때문에 복용자들은 스타틴을 의심할 수도 있지만 이 연구 결과는 90% 이상이 스타틴이 원인이 아님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스타틴의 근육통 부작용이 지나치게 높게 나타난 연구 결과들은 대부분 무작위 대조군 설정 임상시험에서 나온 것이 아니었다고 연구팀은 밝혔다.
이러한 과장된 연구 결과 때문에 사람들이 스타틴을 외면하고 스타틴 복용자들이 복용을 중단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고 연구팀은 지적했다.
이 연구 결과에 대해 미국심장학회 심혈관 질환 예방위원회 위원장인 유진 양 박사는 "스타틴 복용과 관련한 근육통 위험이 매우 낮다는 사실을 확신시켜 주는 것"이라고 논평했다.
듀크대학 의대 심장 전문의 마네시 파델 박사는 근육통이 스타틴 복용에서 오는 것이라고 생각하는 복용자들에게 상당한 위안이 될 것이며 의사들에게는 스타틴 복용을 꺼리는 사람들을 안심시키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연구 결과는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유럽 심장학회(European Society of Cardiology) 연례 학술회의에서 발표되는 한편 영국의 의학 전문지 '랜싯'(Lancet) 최신호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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