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한성간 기자 = 2형 당뇨병 또는 고혈압이 이른 나이에 발생하면 안과 질환인 원발성 개방각 녹내장(POAG: primary open angle glaucoma) 위험의 예고 신호일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녹내장은 안구에 영양을 공급하는 동시에 안압을 유지해 주는 눈 속의 체액인 방수(房水)의 배출구가 좁아지면서 안압이 상승, 망막의 시신경이 손상되는 신경퇴행성 질환이다.
녹내장 유형에는 ▲원발성 개방각 녹내장(POAG: primary open angle glaucoma) ▲정상 안압 녹내장(normal tension glaucoma) ▲폐쇄각 녹내장(closed angle glaucoma)이 있다.
개방각 녹내장은 전방각이 뚫려 있기는 하지만 매우 좁아진 경우로 진행이 느려 자각증상을 거의 느끼지 못한다. 반면 폐쇄각 녹내장은 전방각이 완전히 막힌 것으로 안압이 급격하게 상승한다. 전방각은 방수가 빠져나가는 통로가 있는 각막과 홍채 사이 공간을 말한다.
개방각 녹내장은 2형 당뇨병, 고혈압, 편두통, 폐쇄성 수면 무호흡증(obstructive sleep apnea) 등이 위험요인으로 알려져 있으나 이 위험요인들이 어떻게 개방각 녹내장 발생에 영향을 미치는지는 밝혀지지 않고 있다.
미국 텍사스 대학 메디컬센터 안과 전문의 카란지트 코네르 교수 연구팀은 개방각 녹내장의 위험요인인 2형 당뇨병 또는 고혈압 조기 발생이 개방각 녹내장 발병과 상당한 연관이 있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고 사이언스 데일리가 30일 보도했다.
2019년 6월부터 12월 사이에 텍사스 대학 안과 클리닉에서 원발성 개방각 녹내장 치료를 받은 환자 389명의 의료기록을 통계 모델링(statistical modelling) 방법으로 분석한 결과, 이 같은 사실이 밝혀졌다는 것이다.
2형 당뇨병이나 고혈압이 발생한 나이가 빠를수록 이러한 연관성은 더욱 강하게 나타났다고 연구팀은 밝혔다.
당뇨병과 고혈압은 시신경과 망막 혈관에 모두 영향을 미치는 질환이기 때문에 또 다른 혈관 질환인 개방각 녹내장으로 이어지는 변화를 유발할 가능성이 있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그러나 개방각 녹내장의 또 다른 위험 요인인 편두통과 폐쇄성 무호흡증은 개방각 녹내장 위험과 연관이 없었다.
지금까지는 개방각 녹내장 가족력이 있거나 안압이 높거나 흑인이면 개방각 녹내장 검사를 받아야 했지만 이제부터는 2형 당뇨병과 고혈압도 검사 대상에 추가할 필요가 있다고 연구팀은 권고했다.
이 연구 결과는 안과 전문지 '임상 안과학'(Clinical Ophthalmology) 최신호에 발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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