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한성간 기자 = 주사로 맞는 인슐린이 아닌 입에 물고 있으면 녹아 바로 혈관으로 들어가는 인슐린 알약이 개발됐다.
캐나다 브리티시 컬럼비아 대학 식품영양학과의 아누바브 프라탑-싱 박사 연구팀이 개발한 이 인슐린 알약은 쥐(rat) 실험에서 효과가 입증됐다고 메디컬 익스프레스(MedicalXpress)가 30일 보도했다.
경구용 인슐린 개발은 삼킨 인슐린 알약이 위장에만 머물러 있고 혈당을 조절할 수 있는 혈류와 간(肝)으로 잘 들어가지 않아 어려움을 겪어왔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연구팀은 소화기관 통과를 피하기로 했다.
우선 연구팀은 분무 건조(spray drying) 기술을 이용해 인슐린 용액을 호스의 노즐을 통해 체임버(chamber)로 발사했다. 이어 체임버 안에서 증발하면서 생긴 인슐린 나노분자를 압착해 알약으로 만들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인슐린 알약의 투여 방법이다. 알약을 삼키는 것이 아니라 잇몸과 뺨 사이에 물고 있으면 녹아 소화기관을 거치지 않고 막 바로 혈류 속으로 흡입되게 한 것이다.
뺨 안쪽과 입술 뒤쪽에 있는 뺨 점막(buccal mucosa)을 통해 인슐린 알약은 중간에 변질되거나 소모되지 않고 막 바로 간으로 이동했다.
쥐에 투여된 인슐린 알약은 100% 흡수율을 보였고 소화기관을 거치지 않고 직접 간으로 이동했다. 이 인슐린 알약은 2시간이 지난 뒤에도 위에서는 조금도 발견되지 않고 가장 이상적인 목표인 간(肝)에서 모두 발견됐다.
주사로 맞는 인슐린은 보통 한 번에 100IU가 투여된다. 개발되고 있는 인슐린 알약 중 위장을 거치는 것은 500IU를 투여하지만 대부분 흡수 전에 소모된다.
위장을 거치는 인슐린 알약은 방출에 2~4시간이 걸린다. 급속 방출(fast-release) 인슐린 주사는 30~120분이면 완전히 방출된다.
새로 개발된 입 안에서 녹는 인슐린 알약은 급속 방출 인슐린 주사와 마찬가지로 30분이면 흡수되고 2~4시간 지속된다고 연구팀은 밝혔다.
이 인슐린 알약은 현재 1단계 동물실험인 쥐 실험을 거친 상태다. 앞으로 보다 몸집이 큰 동물인 토끼 실험을 거쳐 2년 안에 첫 임상시험을 시작해 5년 안에는 실용화될 수 있을 것으로 연구팀은 기대하고 있다.
이 연구 결과는 영국 과학전문지 '사이언티픽 리포트'(Scientific Reports) 최신호에 발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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