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한성간 기자 = 비만이 염증성 장 질환(inflammatory bowl disease)의 하나인 크론병(Crohn's disease) 위험과 연관이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크론병은 주로 대장에서 발생하는 궤양성 대장염(UC)과 함께 2대 염증성 장 질환의 하나로 소화기관 전체에서 발생할 수 있다. 대장과 소장이 연결되는 부위에서 발병하는 경우가 많고 그다음으로 대장, 회장 말단부, 소장 등에서 발생한다.
염증성 장 질환은 면역체계가 소장, 대장 등 소화기관을 표적으로 오인, 공격함으로써 장 점막에 다발성 궤양과 출혈, 설사, 복통을 일으키는 만성 난치성 소화기 질환이다. 완화-재발이 반복하며 진행된다.
영국 노포크 노위치(Norfolk Norwich) 대학병원 소화기내과 전문의 사이먼 찬 교수 연구팀이 총 60만1천9명(18~98세)이 대상이 된 5건의 전향적 동일집단 연구(prospective cohort study) 자료를 종합 분석한 결과 이 같은 사실이 밝혀졌다고 헬스데이 뉴스(HealthDay News)가 18일 보도했다.
이 중 크론병 환자는 563명, 궤양성 대장염 환자는 1천47명이었다. 전체적으로 체질량지수(BMI: body-mass index)가 30 이상인 비만은 크론병 위험 34% 증가와 연관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연구팀은 밝혔다.
BMI가 5 늘어날 때마다 크론병 위험은 16% 높아지는 것으로 분석됐다. 특히 18~20세의 젊은 연령층은 BMI가 5 늘어날 때마다 크론병 위험이 22% 커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BMI는 체중(㎏)을 신장(m)의 제곱으로 나눈 수치로 서양에서는 18.5∼24.9면 정상, 25∼29.9는 과체중, 30∼34.9는 비만, 35∼39.9는 고도비만, 40 이상은 초고도 비만으로 분류된다.
허리-엉덩이둘레 비율(WHR: waist-to-hip ratio)이 높은 것도 크론병 위험 증가와 연관은 있었으나 통계학상 의미를 부여할 수 있는 수준에는 못 미치는 8% 정도였다. WHR은 허리둘레를 엉덩이둘레로 나눈 수치로 여성은 0.85, 남성은 0.9 이상이면 복부비만으로 간주한다.
그러나 비만은 궤양성 대장염 위험과는 무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연구 결과는 미국 소화기 학회(American Gastroenterological Association) 학술지 '임상 소화기학-간장학'(Clinical Gastroenterology & Hepatology) 최신호에 발표됐다.
skhan@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