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대병원, 잇단 간호사 자살 파문 확산
2006.04.30 21:55 댓글쓰기
전남대병원에서 수술 간호사 두 명이 잇따라 스스로 목숨을 끊으면서 파장이 일파만파로 확대되고 있다.

지난 21일 병원에서 근무하던 16년차 간호사 故 김남희씨는 독극물을 자신의 팔에 주사,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故 김남희씨의 죽음은 지난해 11월 같은 곳에서 근무하던 간호사 전지영씨가 업무상 스트레스로 자살한 이후 일어난 사건이라 충격은 더해지고 있다.

평소 과도한 업무와 정신적 스트레스로 고통을 호소했다는 김씨. 유가족들은 "그동안 의사와 수간호사의 비인격적 대우에 모욕감을 느끼고 힘들어했다"면서 "병원일 외에 자살할 아무런 이유가 없다"고 주장했다.

김씨가 사망한 지 일주일이 지났지만, 유가족들은 장례도 치르지 못한 채 병원 측에 사건 진상을 요구하고 있다.

이와 관련, 보건의료노조 전남대병원지부는 성명을 내고 "병원의 고질적인 '직원 쥐어짜기'식 업무지시와 의사와 수간호사의 비인격적 대우 때문"이라고 병원의 공개사과 및 재발방지를 강력히 촉구하고 나섰다.

성명은 "김씨의 죽음은 분명 업무상으로 인한 사망"이라고 주장하면서 ▲병원은 업무로 인한 사망 인정, 단협에 근거해 유족보상 ▲병원장 공개사과, 재발방지 위해 노조요구 즉각 수용 ▲김남희 조합원의 죽음과 관계된 해당 관리자들을 파면 포함 중징계 등을 요구했다.

특히 "의사와 간호사의 관계에서 빚어진 갈등도 문제이지만 중간관리자(수간호사)의 직원 쥐어짜기식 횡포가 더 심각하다"고 지적했다.

"전국 종합병원 근무 간호사 166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에서도 이는 여실히 드러났다"고 보건의료노조는 주장했다.

약 99%에 가까운 응답자가 비인격적 대우를 당한 경험이나 폭언을 들은 일이 있으며 그 가해자중 의사가 차지하는 비율은 무려 절반(44. 84%)에 가까운 것으로 보고된 것.

보건노조는 "2004년 수술간호사회에서 250개 이상 병동을 가진 전국 대형병원의 수술간호사 76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서도 의사의 언어폭력으로 인한 간호사들의 스트레스는 매우 심각한 수준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자살 사건이 언제든 같은 재발할 수 있다며 근본적인 문제 해결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현재 전남대병원측은 "현재 진료처장이 중심이 돼 진상조사를 진행 중에 있으며, 이 과정에서 객관적인 증거가 드러날 경우 이에 대한 적절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전해졌다.

그러나 유족들은 "똑같은 수술장에서 5개월도 안 돼 간호사가 잇따라 자살했다는 것은 일상적으로 얼마나 많은 폭언이 오갔는지 증명하는 것"이라며 "병원이 구조적 문제를 제대로 감독하지 않았다"고 반발하고 있어 쉽게 수그러들지는 않을 전망이다.

관련기사
댓글 0
답변 글쓰기
0 / 2000
메디라이프 + More
e-談