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병원 간호사 왜 떠나는가 봤더니…
중소병협, 간호인력 제도 개선 설문결과 공개
2013.07.25 20:00 댓글쓰기

일선 병원계의 간호사 기근현상이 날로 심각해지고 있는 가운데 간호사들의 이직 사유에 대한 조사결과가 나와 관심을 모은다.

 

특히 이번 설문조사에는 간호사 부족으로 가장 많은 고충을 겪고 있는 중소병원들이 직접 그 이유를 분석해 더욱 공감을 불러일으킨다는 평이다.

 

대한중소병원협회(회장 백성길)는 25일 간호인력 제도개선 제안을 위한 설문조사 결과를 공개했다. 조사는 1200개 병원을 대상으로 진행했고, 응답기관은 135곳이었다.

 

출산 및 육아 가장 많았지만 이면엔 급여·근무조건 불만족 기인

 

먼저 일선 중소병원들에게 간호사 이직 사유를 물은 결과 ‘출산 및 육아’라고 답한 병원이 50곳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타 병원으로의 이직’(49개), ‘수도권 대형병원으로의 이직’(46개), ‘급여조건 불일치’(45개), ‘근무조건 불일치’(40개) 순이었다.(중복응답 포함)

 

표면적으로는 ‘출산 및 육아’를 이직 사유로 제시하지만 결국 급여와 근무조건에 만족하지 못해 대형병원으로 이직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간호사들의 잇단 사직으로 부족해진 인력을 어떻게 대처하고 있느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72개 병원이 ‘최소한의 교대근무 인력으로 운영하고 있다’고 답했다.

 

‘간호조무사로 대체’(56개), ‘2교대 근무로 보완’(17개) 등 대부분의 병원들이 열악한 간호서비스 환경에 놓여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작금의 간호사 기근현상을 초래한 ‘간호관리료’에 대해서는 모든 중소병원이 상당한 불만을 표했다. 특히 병원들은 제도 본래의 취지가 전혀 달성되지 못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실제 간호관리료 차등제 시행 전후 간호의 질 향상 여부를 묻는 질문에 대해 90%가 별차이가 없거나 오히려 떨어졌다고 응답했다. 제도 시행 전에 비해 간호서비스 질이 향상됐다고 답한 병원은 6곳에 불과했다.

 

간호관리료와 구인 상황 연관성에 대해서는 87%의 병원들이 제도 시행 후 간호사 구하기가 훨씬 어려워졌다고 토로했다.

 

이러한 간호사 부족 사태 해결을 위한 방안으로는 병원 60곳이 ‘간호대 정원 대폭 확대’를 꼽았고, 41개 병원은 ‘간호등급제 폐지’를, 34개 병원은 ‘간호등급제 잠정 유보’를 원했다.

 

‘해외간호사 수입 및 국내 임상근무 인정’이 필요하다는 응답도 12곳이나 됐다.

 

대한중소병원협회 백성길 회장은 “간호등급제 시행 후 간호 질 향상이 아닌 간호사 급여상승 효과만 발생했다”며 “이번 설문결과는 간호인력 제도 개선의 절박함을 일깨우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댓글 0
답변 글쓰기
0 / 2000
메디라이프 + More
e-談