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호대 4년제 일원화…근심 깊어지는 중소병원장
급여 상승에 구인난 심화 우려, '눈 높아진 간호사들 과연 올까'
2012.03.05 20:00 댓글쓰기

간호계 숙원이었던 간호대학 4년제 일원화 작업이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어떻게 된 일인지 중소병원장들은 이에 대해 기대보다 걱정의 눈길을 던지고 있어 눈길을 끈다.

 

중소병원들은 현재도 간호사 구하기가 하늘에 별 따기만큼 어려운 실정인데, 교과과정이 늘어난 뒤 졸업생들이 중소병원을 외면하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는 분위기다. 간호사의 실력이 높아지는 것은 반가운 일이지만 정작 인건비가 상승하고 구인난은 가중될 것이란 부정적 전망이 우세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병원간호사회는 설문조사를 통해 수집한 전국 병원 신규 간호사 초임을 발표했다.

 

이 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 2010년 신규간호사 평균임금은 3년제 졸업자 2533만원, 4년제 졸업자는 2626만원으로 나타났다.
 
A 중소병원장은 "3년제 간호대학 졸업자보다 인건비가 높은 4년제 간호대학 졸업자만을 채용해야 하는 일이 중소병원 운영자에게 반가울 리 없다"면서 "그렇지 않아도 병원 지출 내역 중 가장 많은 부분이 인건비"라고 말했다.

 

그는 "병원의 간호등급을 올리고 싶지만 지금도 경영이 어려워 쉽지 않다"면서 "간호사들 인건비가 전체적으로 올라간다면, 앞으로도 중소병원들이 간호등급을 올리는 일은 어려워지지 않을까 걱정스럽다"고 고충을 토로했다.

 

중소병원장들이 간호대학 4년제 일원화를 선뜻 반기지 못하는 또 다른 이유도 있다. 많은 중소병원장은 4년제 간호대학에서 학문과 연구 중심 교육과정을 경험한 졸업자들의 중소병원 선호도가 줄지 않을까 걱정하는 것이다.

 

현장 인력 양성에 초점을 맞춰 실습 위주 교과과정을 제공하고 있는 3년제 간호대학 교육과정이 연구적 수업이 강조되는 4년제 교과과정로 변화하면서, 이상이 높아진 간호대학 졸업생들에게 중소병원이 외면받지 않을까 우려되는 것이다.

 

간호사들에게 대형병원보다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고 현장활동에서의 유연한 적응이 강조되는 중소병원의 인기가 지금보다 더 떨어질 것이라는 예측이다.

 

B 중소병원장은 "간호사들의 대형병원 선호 현상이 뚜렷해질 것"이라면서 "지금 대형병원에서 일하는 간호사들도 연구분야 근무를 선호하는데, 4년제 일원화 이후엔 학력 구분도 없어지니 당연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C 중소병원장은 "중소병원이 원하는 간호사는 현장에서 활동하는 이들이다. 그러나 계속 현장에 남아 지역 의료를 책임지고자 하는 간호사 비율은 4년제 일원화 이후 점점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고 관측했다.

 

그는 "중소병원도 지역과 진료과목별로 간호사 수급정도와 만족도는 다르지만 확실한 것은 간호사들에게 대형 및 종합병원보다 끌리지 않는 일터라는 것"이라면서 "똑같은 학벌을 갖게 된 간호대학 졸업생들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댓글 0
답변 글쓰기
0 / 2000
메디라이프 + More
e-談